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로나이 Jan 22. 2022

만나 본 연예인 중 누가 제일 예뻤나

뷰티 칼럼니스트의 진짜 아름다움에 대한 썰 1 

17년 동안 여성 잡지사 뷰티 기자로 살면서, 참 다양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지금 연락처 리스트를 보니 총 2893명의 전화 번호가 저장되어 있네요. 그만큼 매달 한 권의 책을 만들 때마다 수십 명의 취재원, 협력사 직원, 또 각 분야의 전문가, 아티스트, 때로는 연예인 매니저 등 여러 직종의 사람을 대하는 게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느는 건 사람의 인상에 대한 데이터더라고요. 

여기서 잠깐, 뷰티 기자는 아름다움의 영역에 대한 기사를 쓰는 일을 합니다. 피부 트러블이 났을 땐 어떤 화장품을 바르는 게 좋은지, 요즘엔 어떤 메이크업 스타일이 트렌드인지, 또 무엇을 먹어야 건강에 이롭고 무엇이 해로운지 등등 전문가를 인터뷰하거나 취재한 내용을 종합해서 정보를 주는 역할이죠. 그렇게 17년 동안 ‘아름다움’에 대해 천착해 왔습니다. 

직업이 뷰티 기자라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만나 본 연예인 중에 누가 제일 예뻤어?’ 입니다. 일단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 등장하는 분들은 대부분 정말 예쁩니다. 소위 ‘카메라 마사지’ 라고 하죠. 전문가의 메이크업 터치나 필요한 경우엔 시술을 통해 미모를 가꾸어 나가는 게 그들에게는 일종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니까요. 어떤 매니지먼트사에는 유전자 검사부터 시작해서 미모 업그레이드 계획을 짜고 실행시켜주는 컨설턴트가 따로 있을 정도지요. 그러니 예쁘다는 건 타고난 유전자도 중요하지만, 후천적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노력했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겪으면서 얻은 결론은 ‘아름다움은 내면에 존재한다’ 입니다. 아무리 얼굴이 예뻐도 같이 있는 동안 불편하거나 혹은 불쾌하게 느껴지면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이 사라지더라고요. 반면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고, 그래서 함께 있는 시간이 편안하면 비로소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구나’ 하는 인상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연예인이 제일 예뻤냐’는 질문에 답을 하자면, 배우 이영애 씨를 꼽겠습니다. 촬영 현장에서 어시스턴트의 이름까지 일일이 물어보며 불러주는 친절한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한 더 구체적 내용은 2편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눈으로 보이는 것 너머에 어떤 파장을 내뿜는가. 일명 ‘아우라’라고 하죠. 마치 ‘내 가까이에 올 생각은 하지도 마’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차가운 눈빛에 자칫 잘못하면 나를 공격할 듯한 방어적 태도를 지닌 사람과, 어떤 말을 해도 이해해줄 것 같은 따뜻한 눈빛에 무엇이든 수용해줄 듯한 열린 태도를 지닌 사람이 있다면, 어느 쪽에 애정의 한 표를 주실 건가요? 

그래서 알게 됐습니다. 정말 잘 가꾸어야 하는 건 외면보다도 내면이라는 걸요. 안타깝게도 내면을 가꾸는 게 외면을 가꾸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됐지요. 외모는 의사의 도움으로 하루아침에 탈바꿈할 수 있지만, 내면은 내가 살아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감정의 매듭이 꼬인 지점부터 찾고 풀어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니까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어떤 아름다움을 추구 하시나요? 외면만큼 내면도 가꾸고 계신가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