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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나이 Feb 12. 2022

빙그레 쌍년을 아시나요?

뷰티 칼럼니스트의 진짜 아름다움에 대한 썰 5

기자라는 직업 상 각계각층의 사람을 만나게 됐지만, 꼭 기자가 아니어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만나게 되는 나쁜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주로 직장 내에는 리더십 없는 상사나 무례한 동료 혹은 부하 직원들이 어디나 있기 마련이니까요. 당신에게 진짜 충격으로 다가왔던 나쁜 캐릭터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저는 단어조차 우스운 ‘빙그레 쌍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선은 이 단어에 대한 뜻부터 해석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혹자는 이런 인물에 대해서 ‘웃으면서 할 말 다하며 상대에게 상처 주는 사람’이라고 사용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좀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앞에서는 미소 짓고 뒤돌아서면 모욕을 주는 사람이야말로 빙그레 쌍년이라고요. (사실 웃으면서 상처 주는 사람은 아직 만난 적이 없는데, 다행이라고 여겨야겠습니다.)


일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거짓 미소를 지을 때가 있습니다.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처세법이기도 하지요. 그러니까 상황이 납득이 가지 않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불쾌함이 밀려오더라도 꾹꾹 참으며 예를 다하기 위해 짓는 거짓 미소는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거기까지. 뒤돌아서는 순간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을 보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어느  조용한 사무실에서 선배 기자가 어느 대표의 비서 분과 섭외 전화를 하고 있었는데, 통화 중에는 더없이 상냥하게 대하다가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글로 옮기기조차 싫은 욕설을 해대는 모습을 목격한 거죠. 순간 편집부 선후배 동료들의 박장대소가 이어졌는데, 저는  반응이  어이없었습니다.  인간의 이런 양면적 모습이 웃긴 상황인가?  너무 무서운데?

굳이 이해를 해 보자면, 그 선배의 과한 분노 표출은 일종의 관심 끌기가 아니었나 싶고, 동료들의 박장대소는 ‘저도 같은 마음인 적이 있어요’ ‘선배 상황 이해해요.’라는 공감의 표현이자 ‘어떤 사연이 있었길래 그래요?’라는 호기심의 발현이었겠지요.


따지고 보면 빙그레 쌍년처럼 극단적으로 다르게 행동하는 건 아닐지라도,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흉보는, 소위 앞 뒤 다른 사람을 흔하게 마주칩니다. 이해할 수 없는 상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안줏감 삼는 동료들 간의 대화는 직장 생활의 묘미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누군가에 대한 반감을 앞에서 표출할 수 없을 바에는 최소한 친근한 척은 안 하는 게 도리이고, 누가 봐도 친근한 사이처럼 보이는 관계라면 뒤에서 다른 말 안 하는 게 미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싫은 사람은 가까이 지내지 말던가, 아니면 웬만하면 타인의 험담은 하지 말던가.  


이 글을 쓰면서 저부터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저 역시 언제나 앞뒤 다름없이 투명했는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예스”라고 답할 수 있을까, 망설여집니다. 다만 이제부터는 더 노력하려고 합니다.

‘반감이 있으면 앞에서 이야기하자.’ ‘뒤에서 욕할 만큼 싫은 사람이 있다면 가까이 지내지 말자.’

그렇게 투명한 아름다움을 추구하자. 오늘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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