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칼럼니스트의 진짜 아름다움에 대한 썰 4
누군가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무엇을 보시나요? 고백하자면 저는 2-30대 때는 첫 만남에서 상대방의 부의 정도를 가늠했습니다. 눈에 띄는 명품 브랜드의 의상이나 액세서리는 없는지, 얼마나 자신을 꾸밀 줄 아는 사람인지, 패션 감각이 좋은지 등이 먼저 눈에 들어왔지요.
그런데 조금씩 철이 들고 40대가 되니 이제는 관심사가 달라졌습니다. 아무리 값비싼 명품 브랜드를 걸치고 있다고 해서 다 부자가 아니고, 진짜 돈이 많은 사람이지만 패션에 관심이 없는 한 차림새가 수수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지요. 또 아무리 겉모습이 멋지더라도 내면에는 슬픔과 열등감이 가득한 사람도 만나 봤고요.
그래서 이제는 누군가와 인사를 나눈 때 가장 먼저 표정을 살핍니다. 그리고 이 짧은 순간에 읽을 수 있는 정보는 제법 많습니다. 대부분의 정보는 내면에 대한 것이지요. 감정 상태가 편안한가, 정서적으로 안정된 편인가, 활력이 있는가, 나를 존중하는가, 따뜻한 사람인가 등등. 짧은 순간에 파악되는 이런 정보는 직관에 의한 것인데, 따지고 보면 가장 호감을 주는 모습은 ‘나와 눈을 맞추며 미소를 짓는가’인 듯합니다. 눈을 맞추었을 때 전해지는 온기부터 인사를 나누는 몸짓의 진정성을 통해 느낍니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또 현재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제가 이렇게 누군가를 만났을 때 주목하는 관점이 바뀐 건, 언젠가 큰 카페를 운영하는 어느 아름다운 대표님을 인터뷰한 이후였습니다. 그 대표님은 '사람을 파악하는 기술'에 대한 질문의 답변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의 표정에서 아름다움을 읽어내요. 무의식 상태에서 짓는 표정이 많은 것을 알려주거든요.” 이 이야기를 들은 이후, 저 역시 불쑥불쑥 멍 때리고 있는 순간 자각하며 표정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TV나 강연, 누군가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는 동안,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핸드폰을 보는 동안, 아니면 그저 거리를 걸을 때… 종종 생각에 잠기며 무의식 상태에 빠지고 표정은 미워집니다. 그래도 늘 자각하려 하고, 또 의식적으로 미소를 지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무의식 상태일 때까지 미소 띤 얼굴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좋은 건 매 순간 의식적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겠지요. 소위 현존하기. 하지만 현존이 그렇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기에 무의식에 빠지는 순간순간에 가급적 빠르게 알아차리려는 의지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면에 근심, 걱정, 짜증, 불안 대신 행복, 감사, 사랑, 평온이 가득해야 하겠지요. 얼굴과 표정은 결국 내면의 반영이니까요. 이렇게 아름다움은 일상의 행복감과도 직결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누군가를 만났을 때 상대방과 눈을 맞추며 미소를 지어 주시나요? 그렇게 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으신가요? 그리고 혹시 무의식 상태일 때 자신의 표정을 포착당한 적이 있으신가요? 그때 미소를 짓고 있던가요?
여기서 잠깐, 거울을 보며 자신의 미소를 연습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미소 지을 때 편안한지 어색한지 확인해보세요. 다행인 건, 미소는 연습을 통해 더 자연스럽게 짓게 되고,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