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년 만에 식구들과 함께 한국에 다녀왔다. 혼자 계신 쓸쓸함과 몇 년을 못 본 그리움이 더해져 엄마의 사랑은 더 진해졌다.
혹시나 곁방이 불편할까 봐 본인 방을 사용하라고 옷장, 서랍장까지 공간을 비워놓고 기다렸고, 도시락을 싸다니며 번 돈을 목돈으로 턱 하니 내놓고, 반찬가게를 털어온 것처럼 많은 음식을 바리바리 장만해 놓았다. 한평생 가게를 운영하시느라 힘든 가운데도 팔십 노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최선을 다해 우리를 맞이했다.
함께 갔던 딸이 말한다. "엄마, 할머니는 엄마가 왔다 갔다 하면 엄마만 보고 있어. 할머니 고개랑 눈이 엄마를 따라 돌아가는 해바라기 같아." 그녀의 사랑은 그래서 버겁고 갑갑하기도 해서, 막상 만나면 말도 안 되는 투정 섞인 성질을 부리기도 하고 슬쩍 한걸음 물러나 모른 체하며 거리를 두기도 한다.
이제 매년 오겠다고 약속을 해도, 헤어지는 날 아침에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는 엄마를 떠나오기란 얼마나 힘든지. 막상 엄마 곁에 있을 땐 그 진한 감정을 버거워하는 이 불효자식을 엄마는 한결같이 바라보며, 절절한 사랑을 쏟아붓는다.
그 사랑은,
대양 가득 채워져 태평양을 함께 건너온다.
마치 보약처럼 마실 땐 그리 진하고 쓰고 독하더니,
돌아오면 온몸과 마음이 생기로 가득 채워져
나도 모르는 사이에 튼튼해져 있다.
불평으로 허덕이며 하던 일들을
군말 없이 씩씩하게 해내며
품이 다시 넓어져 있음을 문득 깨닫는다.
갚을 길 없는 엄마의 사랑에
엇박자처럼 제때 표현하지 못한 못난 모습을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야 후회하고 속상해하면서
그 진하고 따뜻한 품을 어느새 그리워하게 된다.
#오래_곁에_있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