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있어 더 깊어지는 사랑
나는 요즘 휴대폰을 자주 들여다본다.
연락할 일이 있어서가 아니다.
기다림 때문이다.
하루의 어디쯤,
불쑥 울릴지도 모를 작은 신호.
멀리 사는 손녀는 만 열한 달.
아직 말은 없지만
눈빛은 이미 문장이다.
화면이 켜지면
작은 얼굴 하나가
빛처럼 떠오른다.
그 순간
오늘이 새로 시작된다.
숟가락을 내려놓고,
신발 끈을 멈추고,
막 끄려던 불빛도 그대로 둔 채
나는 화면 앞으로 간다.
어떤 날은 무심한 눈으로 스치고,
어떤 날은 나를 알아본 듯 웃는다.
그 웃음 하나에
내가 먼저 아이가 된다.
찡그림도 꽃 같고,
갸웃한 고개도 계절 같다.
서툰 박수 소리에는
이 세상 모든 경사가 담겨 있다.
아이는 장난감과 오래 씨름한다.
혼자만의 세계에 잠겨
눈썹을 모으고
무언가를 배운다.
나는 숨을 낮춘다.
혹여 내 마음의 소리가
아이의 집중을 흔들까 봐.
그 작은 얼굴 안에서
하루가 자라고,
생각이 자라고,
세상이 아주 천천히 넓어진다.
전화가 오지 않는 날이면
아내와 나란히 앉아
사진을 다시 연다.
이미 본 장면,
이미 아는 웃음.
그런데도
볼 때마다 처음이다.
“이때.”
“저 입 모양.”
짧은 말들 사이로
웃음이 오래 머문다.
나이가 들수록
기쁨은 작아진다더니.
요즘 내 하루는
손녀의 표정 하나로 충분하다.
멀리 있어도
나는 아이의 오늘을 함께 산다.
손바닥만 한 화면이
내게는
가장 넓은 세상이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기다린다.
하루의 어디쯤,
작은 빛 하나가
다시 켜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