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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안 Feb 21. 2023

휴리스틱, 적은 노력으로 빠르게 판단하기

마케팅에서 휴리스틱의 장단점과 활용

데이터를 이용한 의사결정은 확률과 빈도를 계산하여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 설문조사로 디자인 선호도를 파악하여 가장 성공확률이 높은 디자인을 판단하여 제품을 만듭니다. 주식 투자를 할 때도 여러 가지 기업지표를 분석하여서 오를 확률이 가장 높은 주식을 매수합니다. 집 밖에 나설 때 우산을 가져갈지 말지 비 올 확률로 판단합니다.

확률을 이용한 판단은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대신에 사람들은 직관을 사용하여 의사결정을 합니다. 직관을 이용하면 적은 노력으로 빠른 판단이 가능합니다. 이를 휴리스틱(heuristic)이라고 합니다.

위키백과의 휴리스틱 정의입니다.

휴리스틱 또는 발견법이란 불충분한 시간이나 정보로 인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거나, 체계적이면서 합리적인 판단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빠르게 사용할 수 있게 보다 용이하게 구성된 간편 추론의 방법이다.(위키백과 참조)


휴리스틱 편향 예제

창업을 하고 사업이 바빠져서 직원을 채용할 예정입니다. 창업자는 우리나라 상위 10위 안에 드는 학교를 졸업한 사람만 채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휴리스틱을 사용한 것입니다.

이 판단으로 무엇이 잘못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상위 10위라고 제한함으로써 10위권 대학은 아니지만 우수한 직원을 채용할 기회를 잃는 것입니다. 많은 우수한 학생들이 다양한 이유로 상위 10위권 대학에 가지 않습니다. 또한 상위 10위권도 기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10위권이 아니지만 나의 회사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것이 휴리스틱에 문제점입니다.

휴리스틱에 장점은 무엇일까요? 채용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제한을 없애면 더 많은 후보자를 탐색하고 평가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재능을 인정받은 학생이 더 상위권 대학을 갑니다. 대학은 1차적으로 학생의 재능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휴리스틱은 자원이 부족하고 불확실성이 높을 때 적은 비용으로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만듭니다. 그러나 때로는 휴리스틱이 치명적인 실수를 하게 만듭니다. 창업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크고 빠른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가 많으며 휴리스틱을 더 사용합니다. 휴리스틱을 정리해 두고 중대한 결정은 휴리스틱에 의한 편향이 아닌지 점검해 보면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휴리스틱 세 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1. 이용가능성 휴리스틱

이용가능성 휴리스틱(Available heuristic)은 관련된 정보를 얼마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하는 편향을 말합니다. 사람들은 가장 이용하기 쉬운 정보에 영향을 받습니다. 실험을 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자동차 사고와 폐렴 중 어느 쪽이 사망자가 더 많을까요?  

미국에서 이와 비슷 질문을 하면 대략 80%의 사람들이 자동차 사고 사망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아래는 우리나라 통계청 데이터입니다.

저는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요즘도 폐렴으로 죽는 사람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통계를 보면 2011년에는 운수사고가 9위이고 폐렴은 6위였습니다. 2021년에는 폐렴이 3 위인에 반해 운수사고는 아예 10위안에 들지 못했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사고가 우리나라의 주요 사망원인이라고 추정하였을 것입니다.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이런 판단은 의식을 하지 못할 정도로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일어납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빠르게 떠오릅니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뉴스에서 자주 다루지만 폐렴 사망자는 뉴스에 잘 나오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사람들은 비행기사고, 홍수, 지진 같은 일이 실제보다 훨씬 더 높은 확률로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은 마케팅의 여러 분야에서 유용합니다. 마트에 세제를 사러 갔습니다. 수십 종류에 제품과 브랜드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진열대에 추천하는것을 고릅니다. 또는 광고에서 한번 들어본 브랜드를 선택합니다. 필요할 때 기억이 떠오르는 것을 선택하는 편향 때문입니다.

주식 투자는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많은 경우 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을 이용합니다. 기업 관련 뉴스가 나오면 그것이 좋은 뉴스이든 나쁜 뉴스이든 주식거래수가 늘어납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주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어떤 근거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주식을 선택하게 됩니다.


2. 닻 내림 휴리스틱

닻 내림 휴리스틱(Anchoring heuristic)은 불확실한 것을 추정할 때 초깃값에 닻을 내리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수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기준점을 잡고 시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창업을 하고 아이디어를 빠르게 사업화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으려고 합니다. 컨설팅 비용은 하루당 얼마를 지불해야 할까요? 처음이기 때문에 아무런 정보가 없습니다. 하루에 10만 원이 될지 100만 원이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큰 경우 가장 관련 있는 것을 찾아 기준으로 잡고 정보를 더 탐색하며 조정해 나갑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카네만과 트버스키(Kahneman and Tversky)는 무관한 정보를 기준점으로 사용하는 편향을 실험하였습니다. 조사대상자는 1~100 사이의 숫자가 있는 원판을 돌리게 하였습니다. 그 원판은 오직 10과 65만 나오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조사대상자들은 당시 아프리카 국가 중 UN에 가입한 나라의 비율을 추정하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원판 숫자가 10이 나온 조사대상자들의 평균 답은 25%였습니다. 65가 나온 조사대상자들의 평균 답은 45%였습니다. 사람들은 무작위로 주어진 10과 65라는 숫자에 따라 판단기준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추가적인 연구로, 조사대상자들에게 정확한 추정을 하면 돈을 주겠다고 제안 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으며 사람들의 편향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닻 내림 효과 참조)



3. 프레이밍 휴리스틱

프레이밍 휴리스틱(Framing heuristic)은 같은 내용의 정보일지라도 어떻게 프레이밍 되었는가에 따라 다르게 인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할인행사에 프레이밍을 할 수 있습니다. <85%의 고객이 이 제품에 만족하였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15%의 고객만 불만족하였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낫습니다. 같은 예로 우유를 판매할 때 <75% 무지방>이라고 광고하는 것이 <지방은 오직 25%>라고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두 가지는 같은 정보이지만 프레이밍으로 긍정적인 인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프레이밍은 나의 제품이나 브랜드를 긍정적인 것과 연결시키거나, 경쟁자와 차별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경차에서 돌풍을 일으킨 현대 캐스퍼는 경차와 소형 SUV의 '중간 영역'으로 포지셔닝하였습니다. 경차도 아니고 소형 SUV도 아닌 새로운 카테고리로 고객이 인식하도록 프레이밍을 만들어 차별화를 하고 있습니다.


요약

사람들은 확률과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빈도를 판단하여 유리한 것을 선택합니다. 확률 판단은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은 적은 노력만으로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는 휴리스틱을 사용합니다. 이용가능성 휴리스틱, 닻 내림 휴리스틱, 프레이밍 휴리스틱은 마케팅 전략과 판매촉진, 영업에서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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