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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안 Dec 25. 2023

AI 면접관, 인간 면접관보다 공정할 수 있다.

필자가 AI로 그린 인공지능 면접관

인재를 채용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1차에서 서류심사로 지원자를 압축하고, 2차에서 면접심사로 최적의 지원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미리 규칙을 정해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학력, 특정 자격증 소지자, 몇 년 이상의 경력>과 같이 지원자의 최소 역량을 정하고 그 선을 넘지 못하면 걸러낸다. 서류심사는 규칙에 크게 의존하는 반면 면접심사는 면접관의 강한 주관이 반영된다. 면접관은 몇 가지 질문을 해서 지식을 측정하고 과거에 했던 일을 물어봄으로써 역량이 있는지 판단한다.


인간의 편향성

면접관 중에는 '보면 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면접관은 지원자의 특정 정보(예: 출신대학)로 편향된 첫인상을 만든다. 그리고 면접 시간 동안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한 증거를 찾으려고 애쓴다. 심지어는 같은 지원자도 면접관의 컨디션에 따라 다르게 평가한다. 노련한 면접관은 그런 편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스스로 극복하려고 애쓴다.

    벤 호로위츠는 실리콘밸리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깃허브'와 같은 기업을 초기에 발굴하고 600개의 기업에 투자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이다. 많은 창업자들이 투자를 받기 위해 벤 호로위츠에게 발표를 하고 면접을 본다. 그는 다른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어떤 창업자를 보고 순식간에 판단해 CEO 재목이 아니라고 결론짓는 광경을 본다'라고 한다. 벤 호로위츠는 '일반적으로 창업자가 CEO 기량을 발달시키려면 수년이 걸리고, 나로서는 어떤 창업자가 이를 해낼 수 있을지 판단하는 일이 극히 어렵다'라고 말한다.

    지원자는 편향이 심한 인간보다 인공지능이 더 공정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수집해서 스스로 학습한다. 자동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훨씬 많은 지원자를 검토한다. 인간처럼 한두 가지의 결정적인 정보로 편향을 갖는 것을 회피할 수 있다. 예컨대 면접관이 출신대학에 영향을 받는다면 인공지능은 모든 대학을 같은 조건으로 놓고 지원자의 다른 역량들을 평가한다.


인공지능 채용에 대한 우려

당신이 10년 전에 인터넷에서 특정 집단을 혐오하는 욕설을 댓글로 남겼다고 치자. 인공지능은 이 댓글을 찾아내고 부적합한 인재로 판단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는 현재 기술로도 가능하다. 메타(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는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사용자가 한 번도 밝히지 않은 정보를 높은 정확도로 추리한다. 한 사용자는 어느 날 임신 관련 제품이 추천되는 것을 보고 임신한 것을 깨닫는가 하면, 어렸을 때 헤어져 존재조차 몰랐던 쌍둥이 형제가 친구로 추천되기도 하고, 사용자가 한 번도 말하지 않은 성적 취향을 알아내기도 했다. 현재 개발된 채용 인공지능 중에는 관상을 보는 경우도 있다. 사람의 표정을 학습하여 통계적으로 그 사람이 성과를 낸 그룹에 속하는지 그렇치 않은 그룹에 속하는지 판단하는 방식이다. 이런 채용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당신이 채용 담당자이고 A, B 두 명의 지원자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A는 당신이 알고 지낸 사람이고 B는 처음 보는 사람이다. 면접을 본 결과 두 사람의 역량이나 잠재력이 비슷하다고 평가된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대부분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 A를 선택할 것이다. 이번에는 인공지능에 도움을 받아보자. 인공지능은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여 A는 82점을 주고 B는 95점을 주었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이와 비슷한 연구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지낸 A를 채용하겠다고 답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편향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직관을 믿고 통제권을 갖고 싶어 한다. 인공지능이 더 발달하고 채용에 응용되더라도 공감 능력은 필요하다. 누군가 인공지능 면접관을 더 선호할지라도,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하고 좋은 첫인상을 만드는 훈련을 해야할 것이다. 기술적인 일을 대신해 주는 기계는 발전속도가 빠르지만 공감하는 기계는 만들기 어렵다.



인공지능을 이기는 경영전략 경영지도사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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