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분석 1. 이반 표도르비치
이반은 삼형제 중 둘째다.
소설의 도입부에 묘사되는 이반은 어렸을 때 매우 독립적이었다. 그는 동생 알료샤와 반대로 타인의 관대한 행동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반은 두뇌가 매우 명석하고 공부를 많이 했다. 그는 이성을 이용해서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지식인을 대표한다.
성인이 된 이반은 말수가 적고 복잡성을 인지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있다. 이반이 대학생 때 쓴 논문은 그의 사상을 그대로 드러내며 논란을 일으킨다. 그는 무신론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 위에 있는 인류의 운명을 걱정한다. 그의 연구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괴로움에 깊은 동정심을 갖고 있다. 그는 믿음이라는 종교적 활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은 그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알료샤는 신의 자비와 추상적인 이론을 깊게 믿는 반면, 이반은 그것과는 반대되는 세상의 부정의와 괴로움을 너무 많이 볼 수 있다. 알료사가 그에게 신의 존재를 믿느냐고 질문했을 때 침묵하지만, 이 세상을 신이 만들었다는 점은 부정한다. 만약 신이 무한한 선이라면 순수한 아이들이 그렇게 고통받는 세상을 만들었을 수 없다고 판단한다. (즉 신이 존재한다면 그 신은 악한 신이라는 방증이다.) 그는 순수한 아이들이 이유 없이 큰 고통을 겪는 것에 대한 사례를 몇 가지 말하며 괴로워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고통이 신의 계획에 포함되었을 것이라는 생각 즉, 모든 일은 인간이 알 수 없는 신의 거대한 계획 하에 일어난다는 종교적 믿음을 거부한다. 슬프게도 인간의 이성과 논리로는 인류가 겪어온 긴 고통의 역사를 설명할 수가 없다.
무신론자인 이반을 죽도록 괴롭히는 생각은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이다. 신이 없다면 선행을 보상하거나 악행을 처벌할 그 무엇도 없다. 다른 인간들을 짓밟고서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면 되고, 아무도 모른다면 혹은 알더라도 처벌당하지 않는다면 살인을 하고 식인행위를 해도 용서가 된다. 용서란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인간은 스스로가 신이 되려고 한다.
스메르자코프는 자신이 아버지를 죽인 것을 고백하며 이반이 자신을 교사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반은 분노하며 부정하지만 자신도 아버지의 살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는걸 인정한다. 이반은 자신의 형 드미트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선행을 하려는 때 자아분열(소설에서는 섬망이라고 표현한다)에 빠진다. 악행에 의미가 없다면 선행에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반은 자신이 그토록 경멸하는 아버지를 삼형제 중 가장 많이 닮은 것이 자신일지 모른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