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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안 Mar 27. 2022

문제는 내게 남은 심박수라고... Stupid.

 이번 주는 5일 달렸다. 달리기를 하고 나면 사진 한 장에 거리, 평균 심박수, 시간을 표시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은 자동이다. 손목에 늘 차고 있는 스포츠 시계 덕분에 운동을 측정, 기록, 공유하는 일이 간단해졌다. 스포츠 시계는 하루 종일 나의 활동량이 얼마나 되는지 숫자로 알려주고 잠은 충분히 잤는지 휴식의 정도도 알려준다.

인스타그램에서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운동을 주제로 포스팅한다. 요가하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요가 자세를 올리고 헬스하는 사람들은 벌거벗은 근육질 몸매들을 뽐낸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달리기 기록을 올린다. 러너들은 겉모습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러너의 핵심은 강한 심장이고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의 척도는 근육량과 유연성, 관절가동범위에 더해 심혈관 기능이 있다. 검색해 보니 2020년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는 암이고 2위는 심장질환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심장이 튼튼해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심장은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모두 반영한다.

 스포츠 시계는 달리기를 하기 전 요가와 명상을 할 때부터 사용했다. 요가는 몸과 마음 모두를 단련하는 수련을 강조한다. 요가는 몸을 움직이는 아사나뿐 아니라 호흡법(프라나야마)과 명상을 포함한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 대표적인 증거가 심박수이다. 화를 내거나 공포스럽거나 불안하면 심박수가 올라간다. 반대로 즐겁게 각성이 됐을 때도 올라간다. 심박수가 올라갔을 때 호흡을 깊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다 보면 심박수가 내려간다. 2년 전에 명상을 한참 할 때 명상의 성공 정도를 심박수로 측정해 본 적이 있다. 30분 동안 몸을 전혀 안 움직이고 계속 마음을 비우는 동안 심박수를 측정했다. 잡념이 거의 들지 않고 명상이 잘 됐다는 느낌이 드는 때에 심박수를 확인해 보면 분당 50회 초반까지 내려간다. 요가나 명상 구루들이 심박수를 낮추라고 가르치는 것을 들어 본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낮은 심박수가 마음의 평화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믿는다. 스포츠 시계에 나오는 심박수를 보며 내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적게 받았는지 추정해 보기도 한다.




동물들의 일생동안 총 심박수는 10억번으로 정해져있다.

  아래 그림은 1997년에 발표된 한 논문이다. 동물들의 분당 평균 심박수와 수명을 나타낸 그림이다. 분당 심박수가 높을수록 수명이 짧다. 생쥐는 심박수가 분당 500회를 넘고 예상 수명은 2년이다. 고래는 심박수가 20회이고 예상 수명이 60년이다. 재밌는 것은 일생 동안 총 심박수는 쥐 나 고래나 비슷하다는 점이다. 동물들은 일생 동안 10억 번 심장이 뛴다.  


JACC volume30 1997 연구 인용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심장이 30억 번 뛴다고 한다. 일생동안 뛸 수 있는 총 심박수가 정해 있다면, 심박수를 낮춤으로써 더 오래 살 수 있지 않을까? 가능한지 모르겠다. 다만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으로 심박수를 높였다고 해서 총심박수가 줄어들지는 않는 것 같다. 운동으로 심박수를 올리고 나면 쉴 때 심박수는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마라톤 선수나 사이클 선수들은 안정 시 심박수가 30대이다. 선수들은 심장이 한 번만 펌프질 해도 온 몸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


 문제는 내게 남은 심박수라고... Stupid

 나의 심박수는 보통 50~175사이에 있다. 하루 평균 분당 심박수를 80회로 잡고 계산해 보자.

80회 x 60분 x 24시간 x 365일=42,048,000 (1년 총 심박수)

42,048,000x39 +(42,048,000(4/12))=1,653,888,000 (현재까지 총 사용한 심박수)

2022년 3월까지 내 심장은 약 1,653,888,000회 뛰었다. 내가 30억 번이라는 평균에 든다고 가정한다면 앞으로 내 심박수는 1,353,888,000회 더 뛸 수 있다. "젠장할... 심장을 너무 많이 썼다."

2062년 내 심장이 멈추는 날이 올까? 심장이 멈추는 순간을 상상해 보려 하지만 잘 안된다. 심박수를 계산하고 나니 오래 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의료 기술이 발달돼 앞으로 평균수명이 120살이 될지도 모른다. 심박수의 양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심장이 뛰는 매 순간마다 얼마나 깨어있었는가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이 떠오른다. <어중간한 타협은 싫다. 불멸을 위해 살고 싶다>




스포츠 시계의 심박수 정확도 척정해보기.

 요즘 스포츠 시계에서는 심박수 측정이 기본 기능으로 제공 된다. 스포츠 시계를 통하여 달리는 거리와 시간으로 운동능력 뿐아니라,  심박수를 통하여 어느 정도의 강도로 달렸는지도 감을 잡을 수 있다. 예컨대, 한 시간 동안 운동하고 평균 심박수가 175라고 하면 나는 내 능력의 90% 이상은 썼을 만큼 힘들게 달린 것이고 심박수가 160이라고 하면 더 열심히 달릴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스포츠 시계를 매일 사용하며 심박수를 중심으로 나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문제는 스포츠 시계의 심박도 측정 정확도이다. 나는 가민, 삼성, 폴라 3개 브랜드의 스포츠 시계를 사용해 봤다. 현재는 폴라만 쓰고 있다. 삼성을 쓰며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이 심박수가 믿지 못할 수치가 자주 나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포츠 시계의 심박수 정확도를 실험해 봤다.


심박수 정확도 실험 결과 (좌) 삼성 시계 (우) 폴라 시계
(좌)1시간 달렸을 때 심박수 (우)심박수 측정 가슴 스트랩, 폴라 시계, 삼성 시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대로 실험 결과는 삼성보다 폴라의 심박수 정확도가 높게 나왔다. 내가 평소에 차고 있는 폴라 시계는 정확도가 91.95%로 나왔고 전에 차던 삼성 시계는 82.81%로 나왔다. 5번씩 밖에 시행을 안 했기 때문에 일반화 하기는 어렵다. 분석 방법은 자격증을 딸 때 공부했던 통계 책을 찾아서 식을 대입했다. 엉성한 실험이지만 재미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생때까지 나는 수포자(수학 포기자)였다. 수학에 때문에 언제나 움추러 들었었다. 학창 시절에도 포기했던 통계를 다뤄보니 나의 약점 하나를 극복한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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