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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새월 May 26. 2024

검은 벽


눈은 항상 떠진다

질끈 감아도


검은색이다

벽이다

그러니 검은 벽이다


누구는 바람벽이어서 일부분을 곱씹었는데

누구는 거울이어서 또 일부분을 곱씹었는데


내 앞에는 검은 벽이 생긴지라


돌아가자니 결국 벽이고

올라가자니 알 수 없는 것들로 끈적하다

검어진 벽이다


가만히 있자니 불투명한 찝찝함이 나를 비춘다

광택도 없이


일그러진 건 상인가 자신인가


손바닥을 붙였다 뗐다

시커멓게 때가 묻었다


이제 다른 것도 검게 만들어볼까


사과는 할 수 없을 것 같아


아무것도 만지고

느끼고

채갈 수 없다면


내 양손을 간직할 자신이 없으니

사죄는 양손이 간직하고자 함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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