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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새월 May 26. 2024

꼭 맞는 옷


흘러나오는 땀방울

내팽개쳐지는 날숨

끼익 끼익 소리가 난다


분명 이건 내게 꼭 맞는 옷을 입어서이다


꼭 맞으니까 이렇게 피부처럼 질긴 거겠지

피부를 벗어던지기 힘든 것처럼 다리 하나

아니 발가락 하나 넣는 것도 힘든 거겠지


이윽고 이 옷이 내 피부 위에 덮이면

내 원래 피부는 사라지겠지


봄이 겨울보다 추워지면

봄을 봄이라고

겨울을 겨울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처럼


내가 무엇을 입든

나는 꼭 맞을 것이다


꼭 맞다고 알림

내 새로운 피부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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