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이라는 과정 자체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특히, 지인 분들에게 이야기하는 시간보다 '듣는 시간'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인가?'라고 되묻는다면, 명확하게 언제부터 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 개인 스스로 '들어주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다?'라고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험하게 되면서 '들어주는 시간', '들어주는 행위', '들어주는 그 현장의 시간'에 초점을 맞추고 사람이 바뀌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1인 기업가로 독립하면서(또한 예비 청년 창업가 들과 인큐베이션 공간에서 함께 지내면서도) 좀 더 많은 이야기(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서, 온라인을 통해서)를 하는 지인 분이 있습니다. 함께 일도 하면서 그분의 역량에 대해 존경(Respect)하며 각자의 역량에 대한 시너지를 나눠 갔던 시기에는 미처 몰랐지만 막상 각자가 1인 기업가로 독립하여 생활하다 보니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제 개인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상대방의 역량 및 서포트해야 할 점을 발굴하게 되었죠. 그러면서 그분이 말씀하시는 제 개인의 강점 포인트로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탁월한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사실, 탁월함이란 본인 스스로 발굴해내지 못하는 영역입니다. 누군가의 '지켜봄'을 통해서, 이야기를 함께 나눠봄을 통해서 '탁월함'이 보이거나 발굴되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제 자신의 '강점(strength)'을 알게 되니 더더욱 그 강점을 살리고 싶은 욕심이 들더군요.
2016년 한 해 동안 단 한 명의 '멘토링'을 했던 모 회사의 젊은 본부장급 멤버에게(기존 스타트업 대표에서 투자로 회사가 합병되면서 합병된 회사 내에서 '팀'의 본부장으로 자리 잡은 젊은 나이의 '팀장'이 있었습니다.) 1년간 '팀장'의 역할, '팀장'으로서 해야 할 일에 대한 '상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중간 관리자 입장에서 최고 경영 관리자(이하 대표)와 팀원 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의사결정 과정 상에서 오는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 학교에서도 알려주지 않고, 회사를 10년 이상 다녀도 알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 왜 꼭 회사에서만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 등등에 대한 - 많은 변수 들에 대해서 '무료(무료라고 하기엔 모자라지만, 저녁식사와 커피 한잔으로 상담비를 대신했었죠) 상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단지 '들어주는 시간'이 대부분이었고, 그 시간을 통해서 다음에는 '어떻게 해보는 건 어떨까?' 답을 주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대한 미션을 다시 역으로 주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담사'와 같은 자격증이나 공인된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클라이언트를 대했던 일뿐만 아니라 디지털 서비스 운영 팀에서의 다양한 경력들, 그리고 연애를 하면서 몸에 베인 경험들이 어찌 보면 '상담'과 비슷한 '들어주는 시간'에 할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들 '잘 들어주는 것'과 '꼰대' 간의 구분을 명확하게 하려는 몇몇 매체나 글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그 두 개의 차이는 '몰입해서 듣고, 해결(답변) 방안을 만들어 주기보다 또 다른 문제 해결 과정의 미션을 던져주는 것'이 제가 구분하는 과정의 차이라고 보입니다. 가끔 저도 직구/직언을 던질 때도 있지만, 그 또한 상대방의 현재 모습이나 행동에 대한 '문제 해결'이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좋고 나쁨을 떠나, 해결 방안을 찾는 상담은 오랜 수명을 가질 수 없다고 봅니다. 상담은 상대방의 의도를 명백하게 결론짓는 것보다 상담을 토대로 상담을 해주는 사람의 '제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대안을 찾는 과정이라고 보입니다.
남녀 간의 애정 전선 문제, 직장 상사와의 불화, 현재 하는 일에 대한 '꿈'과 '현실'의 괴리 감을 해소하는 일,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등 지금까지 손꼽아 보면 앞서 이야기 한 몇 가지 주제들로 10여 차례 이상 상담을 했던 것 같네요. 모두가 '답'을 찾기보다 '또 다른 대안'을 찾는 스스로의 문제 해결 과정으로 상담 시간의 '과제'를 해결했던 것 같습니다. 그 모두가 제 100% 경험담 보다, '들어주는 시간'을 통해서 견문 - 보고 듣고 느끼고, 읽고, 쓰고 했던 - 경험 들이 일차적으로 반영되었던 것 같네요.
아직도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애칭 - 타이틀 - 나를 표현하는 문구가 어색하기만 합니다. 잘 들어주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포기해야 하는 몇 가지를 통해서 내 앞에서 '고민', '내 이야기 좀 들어주세!'라는 미션을 안고 오는 이들에게는 '이야기하는 자유로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의해 많은 상처와 마음속의 낙서, 고민과 치유를 바라는 욕구/필요한 시기 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 이야기를 친구 - 동료 - 가족에게 이야기하는 것도 한편으로는 어렵기도 한 것이 요즘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말 못 할 이야기와 그렇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앞서 말했던 '대화 대상' 이외에 '제삼자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으로 포지셔닝하여 많은 경험들을 나눠보고 싶습니다. 물론 하나의 이야기와 과제로 수렴하기 때문에 이야기들의 방향은 돌고 돌 수 있습니다.
어느덧 2017년의 봄이 오고 있습니다. 차갑게 얼어 있던 사람의 마음도 녹이는 봄이 오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고민과 어려움을 털털 털어버리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이야기하지 못하는 '속내', '앓이'가 있다면 들어드리겠습니다. 단, 답은 없습니다. 또 다른 과정의 대안을 말씀드리기 때문이지요.
혹시 이 글을 보시고, '제 이야기 좀 들어주실래요?'라며 '실컷 말하길' 원하시는 분이 있다면 연락 주세요 =)
박대표 - 박 선생 - 혼자서도 다양하게 일하는 사람, 박충효였습니다.
블로거 새우깡소년/박충효 : dayofblog.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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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청년기업가 들과 Day & Day 함께 하고,
디지털 팀을 육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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