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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희 Jul 06. 2022

생일 축하해, 두 딸.

 5년 전 내일 아침, 나는 쌍둥이를 출산했다.

 내일은 두 딸의 여섯 살 생일이다.

 다른 사람의 생일은 잘도 챙겨 주면서 두 딸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 얼굴을 볼 수도, 전화를 할 수도. 맛있는 걸 챙겨주고 싶고 선물도 주고 싶지만 면접교섭일인 일요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새 수건이 어디 있었던 것 같은데.’

 좀처럼 거의 들어가지 않는 작은 방 장을 열어보았다. 거기에 수건 대신 재작년 겨울에 사둔 바람막이 두 개가 보였다. 아이들을 보지 못할 때 동네 쇼핑몰에서 겨우 눈물을  참아가며 계산 후 가져온 옷이었다. 남색 바탕에 잔 하트무늬가 들어간 겉옷 안으로 면 누빔이 되어있다.

 작년 한 해는 양육권 다툼을 하느라 이 옷을 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상표에 붙은 5 years라는 태그가 옷을 더 작아 보이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을 직접 축하할 수 없어 눈물이 자꾸 흐른다. 그 사람의 매일매일을 곁에서 볼 수 없다는 절망감을 뭘로 달래야 할지 모르겠다. 살아있는 동안 내가 낳은 두 딸을 얼마나 더 그리워하며 지내야 할까? 언젠가 어떤 이유로 나를 원망하더라도 두 딸을 사랑하기를 그만둘 수 없으리라.


 어쩌면 불행이란 이런 모습일까

 생각이 드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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