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이라는 단어는 좋은 느낌을 주는 단어는 아니지만, 평생을 함께해야 하는 단어입니다. 취직에 성공하면 이 단어와는 멀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짧은 생각이었습니다. 당장 오늘도 게임을 자주 같이 하던 후배가 시간이 안 된다며 PC방에 가자는 저의 제안을 거절하였습니다.
매일 이렇게 가벼운 거절만이 있으면 좋겠지만 큰 거절들이 계속되면 자존감과 자신감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거절의 대상이 이성에게 표현한 마음이던 용기 내서 말한 희망 연봉이던 다니고 싶은 회사의 입사 지원서던 어떤 종류의 거절이던 이런 것들이 지속된다면 "나에게 문제가 있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거절을 당한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사회의 동물인 인간은 무리에 속하는 것이 곧 생존이었습니다. 원시시대부터 지금까지 형태만 달라졌을 뿐 우리가 단체에 속하고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은 저명한 사실입니다. 이러한 인간에게 거절, 특히 '사회적 거절'은 생존의 위협일 수 있기에 우리는 거절당할 때 큰 불안과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거절을 안 당하는 것이 제일 좋을 수 있겠지만, 이는 있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거절은 우리 삶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이 에세이 북에는 어떤 상황을 마주해도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노력합니다. 이는 '거절의 상황'에도 해당됩니다. 거절을 당해도 이를 통해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어야 거절로 인한 속상해진 기분의 희생이 무의미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거절 통해 발전할 수 있기 위해 실천해야 할 가장 첫 단계는 바로 거절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거절당한 이유를 찾고 거절을 온전하게 받아들여야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됩니다.
물론 거절은 고통스럽습니다. 어쩌면 이는 신체적 고통과도 같습니다. 실제로 2003년에 진행된 'Eisenberger, Lieberman & Williams'연구에 따르면 실험에 참가한 참자가들이 사회적 베제를 경험하게 된다면 신체적 고통을 담당하는 뇌부위가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즉 뇌는 거절당하는 순간 이를 생존에 위협되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신체적 고통과 유사한 방식의 경고 신호를 보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거절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는 발전할 수 있습니다.
거절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내가 나의 삶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권리가 있듯이 나를 거절한 상대도 본인의 상태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저 내가 그의 최선의 선택에 맞지 않았을 뿐 거절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가끔 거절을 받아들일 때, 거절한 상대를 원망해하며 이해하지 못한다는 태도를 가지는 사람을 많이 보았습니다. 이는 건강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다음의 거절도 또 그다음의 거절도 그런 식으로 거절의 이유를 일축하며 자신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땅에 버리는 것입니다.
거절을 통해 우리는 상심합니다. 그러나 이 상심의 상태가 지속되며 가끔은 일상에 영향을 주는 일도 발생합니다. 이는 건강하게 거절을 받아들이는 방법이 아닙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거절을 발전의 기회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나 거절을 통해 상심이라는 감정만을 얻는다면 우리는 발전을 하기도 전에 힘이 빠져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거절로 인한 상실감을 극복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나와는 맞지 않았다."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거절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이 복잡합니다. 저희 부모님께만 여쭤봐도 면접관으로 참여하실 때 합격과 불합격에 대해 논의할 때는 성적, 성향, 회사의 상황, 부서의 상황, 지역, 업계의 분위기 등 정말 많은 요소를 고려한다고 하십니다.
로버트 드 니로는 2015 NYU TISCH 졸업 축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거절은 모두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오디션을 볼 때. 감독이나 프로듀서, 투자자가 이미 다른 사람을 염두에 두고 있을 수 있죠. 원래 그래요."
우리는 거절을 통해 우리의 부족한 점을 찾고 우리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거절을 무조건적인 고통으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절대적인 개인의 부족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그저 우리가 가고 있는 길과 우리를 거절한 사람이 가고 있는 길이 달랐을 뿐입니다.
저는 개발자입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개발자를 채용하는 과정은 서류 -> 코딩 테스트 -> 직무 면접 -> 컬처핏 면접 순으로 이루어집니다. 저는 항상 코딩 테스트, 직무 면접에서 탈락하는 것보다 컬처핏 면접에서 탈락하는 것이 더욱 힘들었습니다. 실력이 있음에도 떨어진 기분에 상실감이 컸습니다. 이런 저의 모습을 보며 지인은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거기까지 간 거면 실력이 없는 게 아니라 그냥 운이 안 좋은 거 아니야? 회사랑 맞지 않다는 건데, 그건 네가 노력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잖아."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사람의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저의 좌우명이 됐습니다. 어떤 일이던 후회가 남지 않게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하늘이 정해줄 뿐 저의 노력의 영역이 아님을 인지한다면 스트레스 없이 거절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