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놀리고 호흡을 가다듬으니 사라지는 상념들
말하기 부끄럽지만 수영을 하면 트림이 잘 나요.
몸풀기 자유형을 몇 바퀴 돌고
사이드킥, 팔 꺾기, 물 잡기 등 그날 배울 세부 동작들을 각 잡고 또다시 몇 바퀴 돌고 나면
시간은 훌쩍 30분을 넘기고 단전 밑으로 꼬물꼬물 방울이 올라온다.
혼자 있으면 시원하게 꺽 하고 싶지만 어디 그럴 수 있나.
서로 자기 순서를 기다리며 1열로 줄 서 있는데 모두를 위해 그래선 안 된다.
안 된다. 안 된다.
하지만 간혹 누군가의 냄새가 날 때도 있다.
정말 나는 아니다. 진짜로 나는 아니지만 불쾌하게 인상을 찌푸릴 순 없다.
어쩔 수 없었다는 걸...
그 마음을, 그 상황을 아니깐 이해한다.
잠시 숨을 참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화제를 달고 살았다.
뭐 별다른 이유가 있겠나 '스트레스'지
온종일 사무실 책상에 앉아 머리 쥐어짜며 페이퍼 워크를 했다.
좋아하는 일이든 아니든 일은 잘해야 하니 머리 쥐어짜는 건 일상이었으니깐.
신입 때는 더 예민해 소화가 잘 안 되어 끼니를 죽으로 때운 적이 많았다.
예민하고 스트레스도 많고 움직움도 많지 않으니 위가 당연히 버거웠으리라.
그때 수영을 했어야 했네! 스트레스도 덜고 소화도 잘 되게!
손끝부터 발끝까지 웨이브를 타야 하니 당연하지!
지금에서야 수영을 하니 소화가 잘 되네! 하고 알아챘지만 그땐 몰랐다.
그저 몸으로 감당하는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과식하지 않는데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은 대체로 생각이 많다.
당장 해결되지 않는 꼬꼬무한 생각들은 잠시 접고 수영하길 권한다.
시원하게 몸 담갔다 몇 바퀴 돌고 나면 열이 나고 가다듬는 호흡으로 상념은 사라진다.
불편한 감정과 생각들이 별거 아닌 일이 되니 다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된다.
그러니 생각 많고 소화가 잘 안 된다면
수영을 해보세요!
#소화_잘_수영 #온몸_웨이브 #상념_따윈_집어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