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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삼스러운 운동

너무 애쓰지 말고 어제처럼만

by 사이

요가를 하든 달리기를 하든 수영을 하든 늘 운동한 다음날은 몸이 아프다. 어쩌다 한 운동도 아닌데 새삼스럽게도 몸은 늘 아프다. 늘 아프니 새삼스럽지 않은데 왜 새삼스럽다 표현하는 걸까?! 운동한 몸은 가뿐하고 가벼워야 하는데 내 몸뚱이는 안 하던 운동을 한 것 마냥 늘 새롭게 받아 드린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새삼스럽다는 표현을 제쳐 두고라도 내 몸은 매일매일 하는 운동이 새롭다. 나이 들어하는 운동은 매일 해도 내 몸은 적응이 안 된다.



매일 해도 늘 새로운 운동

새해 결심. 어제 뜬 해가 오늘 또 떴는데도 숫자가 바뀌었다고 새롭게 운동을 다짐해 본다. 늘 해왔던 운동이지만 늘 새롭게 몸이 받아들이듯 새롭게 운동 계획도 짜본다. 올해도 작년, 아니 어제와 같다. 큰돈 드리지 않고 하는 운동. 지금까지 해온 운동. 요가, 달리기, 수영. 요가는 미끄럼 방지 매트만 있으면 되고 달리기는 편안 운동화 하나만 있으면 된다. 요즘 한참 열을 올리고 있는 수영은 탄성 좋은 수영복 외에 수모, 수경, 오리발이 필요하지만 그래 봐야 얼마 들지 않는 소품들이다. 이미 사용하고 있는 물건들이라 필요한 것들은 모두 갖추고 있다.



애쓰니 몸이 아프다

새로운 운동도 아닌데 왜 이렇게 생경할까. 내 근육도 놀랐다. 지난밤 접영을 하다 왼쪽 종아리 알통에 쥐가 아주 제대로 왔다. 한쪽만 오면 아쉬웠는지 오른발 엄지발가락에도 쥐가 와 발가락이 안쪽으로 말려들어간다. 왼발을 앞으로 쭉 뻗어 발목을 꺾어보고 오른발 엄지발가락은 오른손 검지중지 손가락을 걸어 한껏 꺾어 쥐를 풀어보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2바퀴를 도는 동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직전에 배운 접영 팁을 한 번이라도 해봐야 느낌을 아는데 한쪽 구석에 서서 발 꺾이만 하고 있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두고 에라 모르겠다. 아프지만 그냥 해보자. 다만 쥐가 나 힘을 쓰기 어려워 힘을 빼고 천천히 물질을 하니, '어라?! 이것도 된다. 뭐지 더 잘 되는 것 같네!' 워낙 접영을 못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내 몸동작이 철퍼덕 일지 모르지만 내 느낌만은 힘을 빼고 하니 좀 더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다. 그래 맞아, 몸에 힘을 빼야 됐었지! 그래야 쥐도 안 나는데 말이야. 너무 애써서 탈이 났나 싶다.



애쓰지 말고 천천히

요가도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은 안 되는 동작, 젊어서 했던 동작이 잘 안 되어 힘주어 허리 꺾다 침을 맞았더랬지. 어제 이만큼 찢었던 다리 좀 더 찢겠다고 애쓰다 다음날 몸살이 났더랬지. 어제 5km 걷지 않고 뛰었으니 오늘 1km 더해 6km 더 뛰다 발목이 아팠더랬지. 어제 30분 뛰었으니 오늘은 10분 더 뛰어볼까 하다 머리가 핑 돌았더랬지. 요가든 달리기든 수영이든 뭐든 잘하려고 기를 쓰고 애쓴 것 같다. 기록 경신도 아니고 대회에 나갈 것도 아닌 건강을 위한 생활 체육인데 몸을 편히 다루지 않았다. 내 몸과 대화하는 시간인데 몸에서 오는 신호를 알아 채지 못하고 지나치게 노력했다. 일하는 것처럼.


접영 하다 습격당한 내 다리는 4일 연속으로 아팠다. 사우나를 다녀오고 나서야 근육이 이완되며 조금씩 나아진다. 나이 드니 쥐도 잘 안 풀린다. 아침 얼굴 배게 자국처럼. 나는 내 몸과 마음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공황장애가 왔을 때처럼 무심하다. 마음에서 오는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고 달린 것처럼 말이다. 매일 하는 새삼스러운 운동, 몸과 마음이 하는 말에 귀 기울여본다. 잘하지 않아도 돼. 너무 애쓰지 말고 어제처럼 만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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