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2년 차 살펴본 수영 레인 탐구 생활
초급, 중급, 상급반 실력 차이가 있듯 반별 1번 레인과 2번 레인도 수영 실력에 차이가 있다. 초급반에서 중급반으로 승업 되거나 중급반에서 1번 레인에서 2번 레인으로 승업 되는 건 선생님의 승인하에 이루어진다. 마치 승진하듯이 승업 결정권자인 선생님이 “회원님, 상급반으로 가세요, 회원님은 이번 달부터 2번 레인으로 가세요.” 하듯이 허락하에 올라간다.
나름의 규칙, 레인과 출발 순서
수영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묶어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함이지만 수영 레인이 상급반쪽으로 한 칸씩 이동할 때마다 승진하듯 쾌감이 있다. 물론 그날 출석과 결석에 따라 사람이 한쪽 레인에만 많으면 하루 조정은 있으나 본인이 소속된 레인은 정해져 있고 특별한 날이 아니고서는 해당 레인을 지킨다. 내 맘대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할 수 없다. 이곳의 룰이다.
레인에 규칙이 있듯 출발 순서도 나름 규칙이 있다. 다만 회원들 간의 눈치다. 상위반 승업이나 레인 승업처럼 선생님이 정해주지 않는다. 대개 오래 다녀 해당 레인에서 나름 실력이 있는 분들이 1번으로 나선다. 초급반 역시 마찬가지다. 오늘이 수영 첫날인 사람이 초급 첫 번째 레인 1번 주자로 나서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재등록해서 여러 회 차 다니는 분들이 1번 주자를 한다.
1번의 덕목. 청취력, 기억력 그리고 실력과 배려
회차로 2년을 넘기다 보니 1번 주자는 몇 가지 중요한 덕목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첫째, 청취력. 선생님 말씀을 잘 알아 들어야 한다. 선생님이 대개 2개 레인을 동시에 강습하기 때문에 번갈아 가며 한쪽 레인은 연습을 시키고 다른 레인에서 강습을 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갈 때 접영 킥에 평영 손, 올 때 배영. 2바퀴 하시고, 마지막 한 바퀴는 접영, 올 때 자유형입니다.” 하고 연습을 시킨다면 찰떡 같이 알아듣고 첫 번째로 출발해야 한다. 그래야 뒷사람들이 잘 따라 한다. 앞에서 잘못하면 뒷사람들이 우왕좌왕한다. 잘못 알아듣고 접영킥에 접영 팔을 해버리면 뒷사람들끼리 수군 된다. “접영킥에 평영손 아니에요? 왜 접영팔하시지? 에라 모르겠다, 우선 출발하자” 다 같이 들었으니 들은 대로 하면 됐지 또는 뭐가 되었든 수영하는 거니깐 이래나 저래나 수영하는 거니 편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렬로 줄 선 뒷사람들이 있다.
둘째, 기억력. 3바퀴를 도는 동안 ‘두 번째 바퀴 갈 때 접영킥에 평영손, 올 때 배영 그리고 마지막에는 접영에 자유형’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첫 바퀴는 그냥저냥 돌지만 두 번째 바퀴는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세 번째 바퀴는 숨이 깔딱깔딱 넘어가 정신이 아득할 때가 있다. 이때 정신 줄을 놓지 않고 끝까지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마지막이 평영이었나?” 헷갈리면 안 된다.
셋째. 실력과 배려. 첫 번째 출발은 뒷사람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출발한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나 자신과 비교하게 된다. 즉 비교대상이 되기도 하고 저렇게 해야 하는구나 하는 모범 케이스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해당 레인에서 제법 잘하는 사람들이 서게 된다. 다만 혼자 잘랐다고 뒷사람과의 간격은 무시한 채 본인만의 레이스를 끝내면 뒤에 출발할 사람들에게 부담감을 준다. 그러니 두 번째 주자와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너무 빨라도, 너무 느려도 안 되는 것이 첫 번째 주자다. 한마디로 1번 주자는 깃발을 든 자요, 방향키를 쥔 자다.
반대로 잘하면서 뒤로 빠지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경우도 곤란하다. 잘하다 보니 긴 거리를 두고 출발한다 해도 앞사람을 콕콕 찌르게 되어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앞사람은 뭔가 터치감이 있으면 앞질러 잘 가다 중도에 멈춰서는 경우도 있어 흐름에 방해가 된다. 그러니 부끄러워 말고 잘하는 분들은 앞에 서시고, 부족하다면 뒤에 서는 게 바람직하다. 오래 다닌 터줏대감이라도 실력이 부족하다면 너그러이 앞을 내어 주고 매번 1번이었더라도 컨디션 난조로 잘 못할 것 같으면 뒤에 출발하는 것이 서로에 대한 배려다.
우리 모두 생활 체육, 건강 증진, 정신과 육체 단련을 위해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내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수영장에 온다. 1번에 욕심 내지 말고 1번에 부끄러워 말고 제 실력에 맞추어 즐겁게 즐기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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