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 길에서

by 길위에 글

너를 잊지 못해

찾지 않았던 그 길

정말 오랜만에

발길이 닿아버렸어

양옆으로 늘어선 가로수 사이

숨겨둔 기억이

조용히 날 불러


피하려 했던 계절도

익숙한 벤치도

어느새 초록빛이 짙어

너와 나 걷던 그날을

다시 꺼내 보여줘


이 길을 걷다 보니

그 벤치에 너를 앉히게 돼

손끝에 스쳤던

너의 체온까지도

바람이 대신 전해줘

잊었다고 믿었는데

그건 아니었나 봐

너 없는 오늘에도

난 너로 가득해


햇살은 여전해

그날처럼 따뜻해

너의 웃음이

나뭇잎 사이에 흘러

고개를 돌리면

너 있을 것만 같아

혼자라는 사실이

더 선명해지는 길


그 벤치에 앉아

우리 얘기를 다시 떠올려

참 많이 웃었고

또 많이 사랑했던 날들


이 길을 다시 걷는 건

너를 향한 마지막 인사일까

아니면, 잊지 못한 내가

또 너를 불러낸 걸까

초여름 바람 사이로

한 줄기 네가 스며와

눈물이 흘러도


그리움은 따뜻해

언젠가 너도 이 길에

다시 올 수 있다면

잠시 멈춰 앉아줘

나처럼, 그 벤치에


- 다시, 그 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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