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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엘리 Nov 14. 2024

가을 청계산을 오르며

가을이 가기 전에

우리 가족은 등산을 한 번 하기로 정했다.

이야기가 나오고 조금 미뤄졌지만.

지난주 아침부터 준비해서 청계산으로 향했다.


우리 넷

회의 끝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결정!!


오랜만에 도착한 청계산은

조금 더 깔끔하게 길도 정돈되고

역 주변에 상가도 많아졌다.



주차장 앞을 지나며

대중교통 이용 결정을 잘했다

생각하며 지나간다.


온전히 산행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숲 속 놀이터를 가기 위해

작은 산을 올랐지만

이렇게 300미터가 넘는 산을 오르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너무 힘들면 언제든지 말해

중간에 멈추고 내려오자.


둘째는 그 말을 찰떡같이 믿었다.

조금 숨이 찰 때


"

 엄마 나 심장이 엄청 빨리 뛰지?

 이제 내려갈까?

"

"

 이렇게 많은 계단을 올라왔는데

 정상도 못 가고 집에 가면 아쉽지 않아?

"


힝..


그렇게 나의 사탕발림으로

구슬리고

구슬려서 옥녀봉까지 올라왔다.


정상에 닿을 즈음

우듬지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

작은 살랑바람에도 바스락 거리며

날리는 나뭇잎 또한 장관이었다.


중간에 하도 쉬어서

정상에 도착했을 땐 전혀 힘들지 않았다.


날이 좋아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서울 경치가 정말 아름다웠다.

저 멀리 남산에 N타워도 보이고

오른쪽엔 롯데 타워까지

가을을 가득 머금고 있는 서울 풍경에

볼을 간지럽히는 살랑바람까지

이 순간 모든 것이 참 좋았다.





발걸음을 돌려 내려가는 길


남편이 앞 서고

나는 뒤에서 아이들 속도에 맞춰 걸었다.


아이들은 다람쥐처럼 야무지게 내려간다.

오히려 내가 쫓아가는 기분이었다.


"

 엄마 내려가는 게 정말 재밌어서

 다음에 또 산에 오자~

"


힘들다고 다신 안 간다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먼저 다시 오자고 하니 반갑네!!


나도 오랜만에 심장이 쿵쿵 뛰는 느낌을 받았다.

'살아 있구나!!'

내가 살아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던

하루였다.



“우리에게는 백 번을 살아도 다 쓰지 못할 잠재력이 있다.”

- 데니스 웨이틀리(심리학자, 리더십 트레이너) -


주말엔 움직이기보다

낮잠을 자거나 쉬는 것은 선호하는 나에겐

등산은 큰 산이고 미루고 싶던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나는 움직인다.


시도하지 않고

두려워하며

숨어있던 순간을 벗어나

조금씩 한 발 두 발

같이 손잡고 걸어보자.


그러다 보면

어디선가

나도 모를 잠재력이 날 이끌 테니..


그 잠재력이

이 글을 읽는 그대에게도 머물 것이다.




등산  登山 Hiking, mountain-climbing

등산:  운동, 놀이, 탐험 따위의 목적으로 산에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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