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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 가는 길

by 삶은 항해 인엘리

[그림설명: 판교 탄천 오리들 퇴근길 친구]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조금은 한가로웠던

어느 오후

서울


오랜만에

그 곳을 걸으며

울던 날이 많았던 길

'정말 오랜만이야' 했다.


그 때 일이 좋으면서도

힘들어서 푸념하면서 걷던 길


이런 요상한 단어는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잘 안 사용하지 않을까?

같이 수업 듣던 친구들과

푸념하듯 이야기 했던 시간도

스쳐 지나갔다.


저 두 시절을 지나며

내가 세상과 마주할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었던 길


여전히

이 곳은 낮과 밤 나눌 것 없이 분주했다.

인도인지 차도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길


앞으로 이 길을 지날 땐

따뜻함을 머금는 길이 될 것이다.


<미술관으로 숨은 엄마> 한도연 작가님

북토크가 있던 날


내가 결혼 후 자주 미술관에 갔던 이유도

요즘에도 연차엔 일부러 미술관에 가는 이유도

내 숨을 공간이 그 곳이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고

배울 점도 많았기에


책 표지로 하고 싶었다는

그 작품도 내가 참 좋아하는 그림이라

더 마음이 머물었다.


북토크 내내

책장 속 이야기가 살아 움직이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지필하던 시간 이야기도

앞으로 세상 빛을 보게 될 맛보기 이야기도

2시간이라는 시간이 참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 공간에 모인 모든 분들의 온기로

추운 날씨에도

마음은 따뜻했던 밤이었다.


역시

따뜻한 사람 주변엔

따뜻한 사람이 가득하다는

나의 생각이 옳았어!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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