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가고 사물은 남는다.
삶을
하루로 본다면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한 줌 재가 된다.
그 하루는
빛보다도 빠르고 짧은 하루
그 하루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처럼
길고 긴 하루
나는
나의 하루 길 위에 서서
사진으로, 메모로 기억하고
기록하고 싶다.
눈을 깜박이는 것처럼 짧은 시간
그 찰나의 순간을 붙잡고 남기고 싶은 마음
그 하루를 붙잡고 싶은 마음에 걷다
힘차게 뛰는 아니 뒷모습을 찍는다
그 찬란한 순간
찍고 확인한 사진.
눈으로 보는 것과 같지 않아 속상했다.
그래도 너무 속상해 하지 말기
그 흔들림도 아쉬움도
그 순간을 기억할 소중한 기록이니까.
다만, 그 순간이
지워 지지 않도록
짧게라도 기록하기.
나도 그대도 우리 같이.
[오프더레코드]
어제 찍은 아이 사진이 흔들려서 속상했다.
역시 사진은 사람 눈을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
오후에 잠깐 들렸던 도서관 서가 한 쪽에서
발견한 『아침 그리고 저녁』 읽으며 들었던 생각을 두서없이 나열해본다.
욘 포세
앞으로 도서관에 가면 서가에서 작가님 책이 또 있는지
기웃 거릴 예정이다.
음악도 시도 아닌데
한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을 담담하게
혹은 담백하게 적혀있다.
그리고 그 글을 읽으면서
알 수 없는 리듬감이 느껴졌다.
이 느낌 그대로 작가님 글의 매력인가 보다.
내 글이 그저 나의 기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
잠깐이라도 일상을 멈추고
찰나의 순간이라도
쉼이 될 수 있고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