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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엘리 Oct 09. 2024

손잡고 걷는 길

< 남해 여행 >

정말 오랜만에

결혼 후 아빠는 가족여행을 하고 싶어하셨는데

상황이 맞지 않아 번번히 미루어졌다



작년 여름 동생이 숙소를 미리 잡은 덕분에

우리가족 다같이

남해로 떠날 수 있었다.


그 때 미리 숙소를 잡지 않았다면

어쩌면 또 가자는 말 만하고

여름이 지나갔을지 모른다.


미리 가자고 앞장 서 준 동생에게 고맙다.


특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아빠와 엄마는 아이처럼 좋아해주셨다


돌쟁이 아이를 아기띠 매고

등에 폭포 같은 땀이

동생 티셔츠를 적시는

무더운 한여름 날씨에도


우리 가족 같이 둘러 앉아

밥을 먹고

같이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며

2박3일을 보냄이 감사하다.


5시면 눈이 떠지는 나

피곤하여 조금 더 자려해도

잠이 안 온다.

내가 방에서 사부작 거리니

둘째도 일어났다.

그 때가 7시 조금 넘은 시간


둘이 손잡고

남해 독일마을을 걸었다.




어젯 밤 분주함은 살아지고

고요한 길에

따뜻한 바다 바람과

오늘 시작될 하루를 응원해주는 햇살이

우리를 맞이 한다.


길에는 어슬렁 어슬렁 걷는 고양이들

아직 열지 않는 카페 앞 작은 분수

예전 드라마 철수의 집도 만난다


저 멀리서 철수와 상실이가 티격태격 걸어올 것 같다.



아무도 없는 거리에서

둘이 사진 찍고 돌아오는 길


엄마가 나왔다.

첫째도 나왔다.


첫째가

"엄마 나도 같이 가고 싶었는데 둘이만 가고.. ㅜㅠ"

"자고 있길래..;;"

"다시 한 번 더 가자!!"

"그..그래 다시 한 번 더 가보자 ^^"


우리 넷 아침 산책을 한다.

다시 걸었던 길을 또 걸었다.


오랜만에 엄마와 사진을 찍었다.

찬란하고 아름다운 여름

초록 나무 아래서 찰칵

어느 예쁜 가게 앞에서 찰칵

차도 다니지 않은 도로 위에서 찰칵

두 아이와 엄마를 사진으로 담았다.


어제 파일 정리하다

그 사진들을 만났다.


다시 한번 생각해도

그 때 여행 가길 잘했다!


함께 손잡고

새벽에 산책하길 잘했다!


그 길 위에서

넷이 나누던 이야기들도 귓가에 스친다.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고맙고 또 고마운 소중한 기억


두고 두고 기억될

한여름 남해 독일 마을 길 위에서



내년에도 함께 떠나고 싶다.

우리나라 멋진 풍경을

가족과 함께 보고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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