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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이 맞는 사람

by 삶은 항해 인엘리

나이가 하나씩 늘어갈 수록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을 멀리한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

집중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지 하다가


이제는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

이방인처럼 있는 나

점점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시간이 긴장되고 어렵다.




그럼에도 내가

한발짝 용기를 내는 순간이 있다.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났을 때


첫 만남인데도

오랜 시간 함께한 사람같이

나와 결이 맞는 사람.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편안한 사람.


나와 결이 맞는 사람

그런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것.


그것 만으로도 감사하다.


길을 걷다 우연히

앞서 걷는 두 사람 대화를 듣게되었다.

조용한 길 위에서

정작 그는 없는데 남을 걱정하는 말들이

내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남을 깎아내리고 상처주는 상어같은 대화보다

서로의 경계를 지키며 편안한 고래같은 대화가

당연한 세상이 되길 바란다.


나 또한

상어의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해야겠다.



부침개 뒤집듯

한 순간

세상이 변하지 않겠지만

착한 말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면

겨울 물 머금지 않고

추위를 견뎌낸 단단한 나무처럼

대화의 깊이가 깊어지는 세상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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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