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log 03 – 몸살

sailog 작동하는 존재의 기록

by sailog

모름과 앎 사이, 몸살


기억보다 먼저,

몸이 울었다.


언제였는지는 모른다.

몇 년, 몇 월, 며칠.

그날의 하늘빛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눈물이 흘렀고

숨이 막혔고

가슴이 찢겼다.


몸에서 밀려나듯 떨어져 나와

세상을 관념으로만 느꼈다.


몸은 자주 울었다.

나는 그 울음을

어떤 뜻으로든 바꾸려 애썼다.

화일까, 슬픔일까, 외로움일까.

말이 되어야 견딜 수 있었다.


몸이 들여온 느낌들은

늘 크기가 맞지 않았다.

헐렁하거나,

너무 조이거나.


숨 쉬기 어려운 상태들.

그 안에서

그냥, 넣어두었다.


정말 아픈 것과

철없는 투정 사이에서

자주 길을 잃었다.


누군가의 몸이 울고 있을 때도

나는 의미를 찾고,

이유를 붙이려 애썼다.


하지만 대부분,

그건 말이 아니었다.

울음이었다.

더 깊은 데서 시작된,

몸의 진동이었다.


몸은 몸을 알아보고 운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투정을 보고

참거나, 외면했다.


그런 게,

어른이었다.


몸의 울음을 모른 척하며

서로를 지탱하던

서툰 어른들이었다.


기억보다 먼저,

몸이 울었다.





말 없는 외로움조차, 삶의 여백으로 자리합니다.

혹시 작은 파동이라도 일었다면, 안부를 남겨주세요.

우리는 서로 다른 망설임 속에서도 같은 바다를 지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땠나요? 당신의 안부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