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타실래요?

순간의 선택이 영원을 좌우한다.

by 김사임



"아이, 버스 놓쳤네!"

스무 살 무렵, 친구랑 유원지 놀러 갔다.


간식 사러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글쎄, 버스가 슝~ 떠나버렸다.







떠나는 버스 꽁무니를 향해 달리다 만 우리를 봤는지 우리 근처를 서성이던 중년 아저씨 한 분이 말을 걸었다.

“아가씨들~ 우리 나가는 길인데 태워줄까요?
빨리 타요~”

보니, 봉고차 한 대.
운전석에 아저씨 둘.
딱 봐도 유니폼도 아니고,

관광버스도 아니고, 그냥 아저씨들.

당연히 머릿속에서는
‘낯선 차 타지 말란 건

유치원 애들도 아는데…’

망설이는 사이, 친구가 속삭였다.

"야~ 다음 버스까지 한 시간 기다려야 한데.
15분 거리라는데 그냥 탈까?"

나도 한 번 아저씨들을 흘끗 보았다.
착해 보였다.(그 착하다는 근거가 뭐였는지..)

1시간 기다려야 된다는 사실이 지루했던 우리는

"탈까?"

"타자!"

“15분인데 뭐!
설마, 그 짧은 시간에 무슨 일이 생기겠어…?”

애써, 태연한 척하면서 봉고차에 올랐다.






처음 5분 정도는 정말 평온했다.
창밖 풍경도 구경하며, 차 안도 조용했다.

‘이것도 행운이지~
한 시간 생각만 해도 지루하다!’

그렇게 긴장을 풀어질 즈음
운전석의 아저씨가 룸미러로 우릴 계속 흘끗 보더니, 갑자기 이런다.

“아가씨, 한 분은 보였다 안 보였다 하시네~”

헉, 소름!!

내가 쓱 몸을 돌려 친구 무릎을 ‘툭!’ 쳤다.

‘야, 이거 뭔가 이상하지 않아?’
이런 느낌으로

친구도 내 무릎을 ‘툭!’ 쳤다.
‘그러게. 뭔가 싸하다.’

10분 남짓 남은 거리
우린 그 짧은 시간이 초를 다투듯 길게 느껴졌다.

'안 내려주면 어쩌지?'

'지금 인신매매 걸린 거 아냐?'

'와, 우리가 미쳤지…'

아무리 속을 태워도 후회는 늦었다

그렇게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을 즈음,
드디어 목적지에 가까워졌고,
우리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내릴 준비를 했다.





그. 런. 데.
그 타이밍에 앞 좌석에서 들리는 한마디!

“아가씨들~ 우리랑 바닷가 놀러 갈래요?”

곧바로 조수석의 아저씨가 거들었다.

“그래요~ 우리 나쁜 사람 아니에요~”

둘이 서로 의미심장하게 웃는데… 꺄아아악!
눈앞이 아찔했다.

순간,
기적처럼 튀어나온 내 한 마디!

“아뇨, 저희는… 으.. 응급실 가야 돼서요!!”

……응?

'응급실?'

내가 말하고도 놀랐다.
하지만 믿거나 말거나, 일단 우겨야 산다.ㅎㅎ

“진짜예요?”

아저씨가 놀란 듯이 물었다.

우린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네! 진짜예요!
사람이 죽어가요.

그래서 차.. 차를 타. 탔지요!!”


그렇게 애걸복걸한 끝에
망설이는 듯하던 아저씨는
마지못해 우리를 도로변에 내려줬다.






간신히 차에서 내린 우리 둘은 한숨을 돌리자마자 갇혔다 풀려난 인질처럼 난리 법석을 떨었다.

"야, 진짜 큰일 날 뻔했어!"

"우리가 미쳤지 미쳤어…"

"앞으로 모르는 차 절대 타지말자, 알았지?"

"아휴, 내 심장이야!!"


그러다가
조금 진정이 되자,
친구가 허리를 잡고 웃으며 말했다.

“근데… 아가씨, 응급실은 안 가세요?”

"응급환자??ㅋㅋㅋㅋ"

우리 둘은 배를 잡고 웃었다.

"자.. 그럼, 가실까요 응급실?"

그날 응급 환자는
바로, 나와 친구가 아니었겠는가!ㅋㅋ^^







그렇게 놀랐으면 다시는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얄궂은 운명은
또 한 번 찾아왔으니...


*다음 화를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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