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히 마음먹고 시작한 일도 현실적인 문제에 쉽사리 부딪힌다. 나의 경우에도 직장에서 돌아와, 둘째 아이와 놀이터 순례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대략 7시쯤이다. 이후 먹고 치우고 씻고 씻기면 시간은 거의 10시쯤이 된다. 아이들이 잠드는 11시쯤까지는 내가 원하는 것을 거의 할 수가 없다. 그때라도 책을 집어 들어보지만 이미 글렀다.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다.
저녁을 먹고 동네 한 바퀴라도 걸으려고 하면 둘째 녀석이 저도 간다고 헐레벌떡 운동화를 신는다. '에휴. 됐다, 됐어!' 김이 샌다. 혹을 달고 나가니 현관문을 나설 때부터 힘이 빠진다. 걷다 서다를 반복하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복근 운동이라도 해볼까 거실 매트에 눕는다. 폭신한 배가 딱 베고 눕기 좋아 보이는지 둘째가 내 배를 베고 누워 장난스레 웃는다.
주말이라고 특별히 다를까? 두 번의 끼니와 몇 번의 주전부리 챙기기, 둘째 놀이터 보디가드, 가족과의 나들이. 오롯이 나를 위한 주말을 꿈꾸는 것은 사치다. 가끔 주어지는 두세 시간의 자유시간을 한 없이 감사할 뿐이다.
암만 봐도 더 끌어다 쓸 시간이 없다. 시간만 있으면 나도 운동이란 걸 하고 싶다. 시간만 있으면 나도 자기 계발이라는 걸 하고 싶다. (시간이 널렸던 20대에는 뭘 하고, 그저 시간 탓만?)
'미라클 모닝'의 작가는 나의 제한적 사고에 시원한 일격을 날린다. '미라클 모닝'의 핵심은 성공의 정도는 자기 계발에 힘쓰는 정도를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누구나 건강하고 부유한 10등급의 삶은 원하지만 그에 투입되는 노력은 그것에 한 참 미치지 못한다고 말한다. 10등급의 삶을 원한다면 10등급만큼의 노력을 해라. 시간이 없다고? 그 시간을 이른 새벽에서 찾아내라!
아침에 조금 더 자고 싶어서 머리도 밤에 감고 잤던 나다. 그래도 무작정 해보기로 했다. 그까짓 것 한 번 해보고 나서 말하자.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아침형 인간이 많다는데, '나도 한 번 해보자.' 그렇게 첫새벽 기상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