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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Oct 04. 2024

소로의 메시지






〈 오늘의 책 〉   

       


《 나를 소모하는 것들로부터 달아나기 》 _러너스북 Runner’s Book 1

   _헨리 데이비드 소로 / 고유명사          



1.

“나는 숲으로 갔다. 내 의지로 삶의 본질을 붙잡고 맞닥뜨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얻은 삶을 통해 내가 뭘 배울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 1845년 3월 말쯤 나는 도끼 하나를 빌려 월든 호숫가의 숲으로 내려갔다. 가능하면 숲 가까이에 집을 지을 생각이었다. 나는 농부에게 도끼 하나를 빌렸다.” _도끼 하나로 집을 짓는다? 가능할까? 도끼를 빌려준 농부도 범상치 않다. 그는 자신의 도끼를 빌려주며 ‘눈동자처럼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도낀지 다른 도낀지 모르지만, 후반부에 도끼 이야기가 다시 나온다. 암튼 소로에겐 도끼가 매우 유용한 도구였을 것이다. 집을 짓는 데도, 월동준비로 장작을 패는데도 잘 쓰였을 것이다.     



2. 

“인간의 쓸모 있는 부분은 모두 언젠가 흙속으로 들어가, 거름이 되어 버린다.”

_인간의 쓸모 있는 부분이라는 것은 인간 자체를 의미할 수도 있고, 그 당시 인간이 쓸모 있다고 생각한 물건들일수도 있겠다. 후자의 경우 소로 시대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 썩지 않는 쓰레기 플라스틱 이야기로 들어가면 스토리가 달라진다.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와 하와이섬 사이의 태평양 한가운데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발견되었다. 온갖 쓰레기들이 해류에 밀려와 쌓이기 시작한 쓰레기 섬은 크기가 점점 커져서 현재는 한반도 면적의 7배 크기로 커졌다고 한다. 전체 쓰레기양은 8만 톤이 넘고 이 중 80%이상이 플라스틱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 쓰레기 섬이 작아졌을까? 분명 더 커지고 더 늘어났을 것이다.           



3. 

“가짜들이 진실을 대변하고, 진실을 가진 자들은 거짓처럼 사라지는 세상이다. 인간이 진실을 그렇게 추구하며 살아왔음에도 세상은 거짓말처럼 진실스럽다.” _점점 뭐가 진짜이고, 뭐가 가짜인지 잘 모르겠다. 특히 뉴스가 그렇다. 그래서 언론의 한 기사를 접하면 다른 언론사에선 뭐라고 하나 찾아보게 된다. 세상은 ‘거짓말처럼 진실스럽다’는 표현이 씁쓸하게 남는다.           



4.

“올바른 독서, 즉 참다운 책을 참다운 정신으로 읽는 것은 고귀한 운동이며, 요즘 세태가 높이 평가하는 어떤 운동보다도 독자에게 힘든 운동이다. 이는 운동선수들이 받는 것과 같은 훈련이 요구되며, 책을 읽겠다는 마음가짐을 거의 평생 동안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_책을 읽는 것이 (뇌에)힘든 운동이라는 지적에 급공감이다. 사실 책을 꾸준히 읽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사람이 책을 펼치고 본다고 해도 제대로 읽는지 어떤지는 잘 모른다. 운동기구를 손에 들고 있다고 운동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심플 라이프의 선조인 소로의 공간엔 책이 몇 권이나 있었을까? 한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은 책들만 있었을까?          


5. 

책의 편집은 심플하지만 내용은 깊다. 곁에 두고두고 읽을 만하다. 마치 소로가 곁에 함께 앉아서 조곤조곤 말을 전해주는 느낌이다. 글은 서로 이어지지만 아무 곳 펼쳐봐도 메시지가 전달된다. 페이지 여백이 많다. SNS글에 익숙한 세대들이 책을 손에 쥐는 계기도 될듯하다. 데이비드 헨리 소로가 현시대에 살았다면 아마도 TV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왔을 법하다. 그의 죽음도 드라마틱하게 자연과 함께였다. 겨울철 나무의 나이테 개수를 세던 중 폐렴에 걸려 사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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