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나의 취미 생활

by 유이지유

“나의 취미가 뭐지?”


*

잡목, 버려진 나무로 테트리스를 하는 것처럼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한다.

집중 못 하거나, 답답하거나, 딴짓하고 싶거나 등등일 때,

집 주위에 있는 나무 쓰레기 더미를 뒤적거린다.

쓸 만한 게 있나 하고.

이런 게 한두 번이 아니라 더 이상 딱히 쓸 만한 것이 없다.

고갈된 지 오래다.


그럴 때는 하는 수 없이 만들었던 것 중에

비슷한 사이즈가 나올 것을 부서서 재료로 쓰기도 한다.


그래도 마땅한 것이 없으면 동네 주변의 쓰레기장으로 향한다.

폐가구나 건축 재료 부산물 버린 게 있나 싶어서 두리번거려 본다.



이번엔 유리판을 주워 왔다.

장식장의 문짝이었던 유리를 손봐서 책상 선반의 받침으로 만들었다.

그러고도 성에 안 차서

“또 무얼 만들어 볼까?”

어슬렁거린다.


20170930_월말01 copy .jpg

내 방구석에 놓을, 철 맞지 않은 옷을 수납할 선반을 만들고 싶다.

꽤 오래 생각한 물건인데 적당한 재료가 없다.

그러다가 떠오른 재료가 있다.

몇 달 전 집 현관 리모델링 때 챙겨뒀던 문짝이다.

적당하진 않아도 문을 양쪽의 지지대로 세워서 4단 선반을 만들면 어떨까?

디자인은 나올 것 같은데, 선반으로 쓸 나무 재료가 부족하다.

든든한 원목이 아니면 선반의 역할을 못 할 것이다.


어디서 구하지?

그러고 보니 유리판을 주워온 곳에 나무판이 잔뜩 있었는데….

그 근처에서 공사 중이라 버린 잡목이 꽤 있었다.

문제는 적당한 재료를 발견했어도

거기서부터 거리와 무게가 꽤 돼서 집까지 들고 오는 게 큰일이다.


꼭 이 짓을 해야 하나? 고민 고민….

글이 안 써지니 자꾸 딴생각만 하고 앉아 있네. 시간만 버리네.

이럴 거면...

또 나갈 태세다.

도통 집중을 못 하고 시간만 잡아먹고 있으니, 차라리 몸이라도 움직이는 게 낫다.


나갈 때는 줄자를 꼭 들고나가자.

거기에서 재료를 겟해서 힘겹게 끌고 들고 이고 와서 만들려는데,

“헐~크기가 안 맞아!”

이러면 황망도 황망한 사태가 또 어딨겠어!



몸을 혹사시키는 이런 일이

취미생활인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회피인가, 도망인가?

하지만 잡생각을 몰아내는 데는 나쁘지 않다.



뭐든, 잠깐의 방황도 필요하잖아.


먼길 놀음이 지름길이 될 때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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