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일 오늘의 삶그림
내가 상주하는 ‘땡땡’도서관의 개인당 대출 권수는 7권이다.
그러나 나는 15권까지 가능하다.
독서 장려를 위해 도서관에서 매년 실시하는 ‘독서 산책’ 이벤트가 있다.
독서산책은 독서활동을 마라톤 코스에 접목시켜
책 1쪽을 2m로 환산하여 미리 설정한 독서코스를 완주하는 독서캠페인입니다.
독서 후 홈페이지에서 읽은 도서에 대한 감상평을 작성한 후
본인이 신청한 코스를 완주하면 코스 완주자에게는
완주인증서 발급, 대출권수 확대 등 다양한 혜택이 1년동안 부여됩니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면 책의 페이지에 따라 거리가 계산된다.
마라톤처럼 기간 안에 완주하면 15권으로 대출이 상향된다.
15권이나 대출을 할 수 있는데 어떨 때는 꼼수로 가족의 것으로 대출을 하기도 한다.
무더기로 빌리다 보면 가끔 연체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반납하라는 문자를 받아도 뭐가 언제까지였는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연체되고 말았다.
거리두기 3단계로 올라가면 도서관이 폐관될까 봐 무더기로 빌렸더랬다.
매일 도서관으로 출퇴근(?)을 하는데 연체라니….
수치다!
매일 마주하는 사서분들 볼 면목이 없다.
연체되면 무인 기계로 반납이 불가능해서 얼굴 보며 반납해야 한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이럴 때 무색함을 무마할 비장의 카드가 있다.
독서 산책 완주자의 특별 혜택 2탄,
“너의 죄를 사해 주겠노라~”
면죄... 아니, 면제권!
3차례 연체를 없앨 수 있다.
하루만 연체돼도 면제권을 쓸까 말까 고민을 한다.
빌릴 게 있고 없고 때문이 아니다.
대출 못해 곤란해서가 아니다.
안일한 인생살이로 연체의 죄를 지었다는 것 자체를 기록에서 삭제해 버리고 싶은 것이다.
작년은 딱 하루 연체를 해서 1회 면제권을 발동시켰다.
해가 넘어가서 2회는 그냥 소멸해 버렸다.
죄를 사해 받아서 한 번도 연체를 하지 않은 것이 됐다.
‘참네, 이게 뭐라고?’
내년에 3회나 연체의 죄를 저지를 일이 있을까?
(안일한 사람살이이거나
반납할 시간도 없이 바쁘거나...)
*
살면서 저지른 잘못을 살면서 행한 것으로 사해 받을 수 있을까?
“초년에 막살긴 했어도 말년에 정신 차리고 선행을 했으니…. 넌 인간으로 환생~”
“이놈 봐라. 네 죄를 네가 알렸다! 넌 철산 지옥행이다.”
종교는 없지만 이런 걸 하도 보다 보니 혹시 있는 거 아닐까 덜컥 겁이 난다.
행여 이런 게 있다면,
가능하다면
‘플러스 + 마이너스 = 제로’로 먼지처럼 흩어졌으면 좋겠다.
이번 생만으로도 충분히 넘친다.
천국이니 지옥이니, 전생이니 후생이니
이런 거 진짜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