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리커버
1월 12일- 오늘의 삶그림
10년째 쓰고 있는 노트북이 고장 났다.
부팅이 안 된다.
고장 난 블루투스 기능을 대신할 블루투스 ‘동글이’를 새로 장착한 게 문제인 것 같다.
이미 배터리 수명도 다했고,
워낙 구형이라 부품 단종돼서 바꿀 수도 없다.
랜 카드도 고장 나서 무선 인터넷도 잡지 못하는데
노트북으로써의 의미가 있나 싶은 녀석이다.
하드웨어 문제는 아닌데….
설정을 바꿔서 몇 번이나 재부팅을 시켜 보고, ‘시동 복구’를 시켜 본다.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
하고도 남았지!
새 녀석도 들어왔는데, 이제 보내줘도 되련만 포기를 못 한다.
새 기능과 능력이 빵빵한 존재와의 만남도 즐겁지만...
“우리 그만 헤어져.”
“아냐, 넌 아직 할 수 있어. 은퇴는 일러.”
각종 시도에도 불구하고 실패.
‘포기 못 해.’
아직 마지막 방법이 남아 있다.
‘리커버’
근데 이걸 실행시키면 그동안 내가 알아 온 녀석이 아니게 되는데.
초기화가 되어 다시 프로그램 설치하고 세팅해야 하는데.
“처음 뵙겠습니다.”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는데, 그래도 실행을 시켜야 할까?
익숙한 것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
나를 잘 알고, 나도 잘 아는 존재와의 결별은 힘들다.
익숙하고 평안한 세상에 오래 머무르고 싶어 하는 마음.
‘나이먹음’의 증거인가 보다.
시간이 야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