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단 행거, 사단이 났다.
평소에도 삐뚜름하게 굴더니 언젠가 이럴 줄 알았지.
거실을 차지한 삼단 행거는 18평 살림집에 턱없는 덩치였다.
현관 입구부터 제 덩치를 뽐내느라 다른 것들을 들일 엄두도 내지 못하게 만들었다.
제 스스로도 제 덩치를 감당하지도 못했다.
집안 한 켠의 신문지 위에 걸터 서야 할 때도 있었다. 때때로 옷이나 걸레 더미를 밟고 버티기도 해야 했다.
여력이 없는 살림이었다. 물건 그득한 거실에는 두 다리를 쫙 벌릴만한 공간이 없었다.
생활이 낮은 곳에는 얽힘이 많다. 삶이 얽힌 곳에는 목마름과 배고름이 따르는 법이다. 제 밥그릇은 제가 챙겨야 한다는 쫓김에 자주 성이 말랐다.
욕심은 또 얼마나 많은지! 굶주린 자의 특징이다. 식구들 자리까지 탐을 냈다. 빛 좋은 자리는 당연히 제 것이라는 냥, 하늘 향해 두 팔을 벌리고 권리를 주장해댔다.
깜냥도 안 되는 게, 모두 제 것이라 우기며 분수에 넘치게 끌어안고는 비틀거렸다.
똑바로 서는 꼴을 못 봤다. 세상에 나올 때부터 문제 있게 나온 물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손을 봐도 균형을 못 잡고 비틀댔다. 타고나길 그러고 타고나 고치긴 글러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저런 게 무슨 제 몫을 한다는 건지!'
혀를 차며 나무라도 나아지질 않았다. 애초에 포기한 식구들이었다. 포기한 지 오래라 제 하고 싶은 대로 삐뚜름하게 내버려 뒀더랬다.
불안하다 싶었지!
결국 빨래를 산처럼 쌓아놓고 삐뚜름하게 흔들거리더니 와장창 유리문을 깨 먹고 말았다. 나길 삼단으로 난 주제에 설쳐대더니 결국 이런 사단을 내고 말았다.
제 몸까지 부숴 먹고야 조금 깨닫는다.
하여간 제 주제를 모르는 설쳐대는 것들의 끝이 늘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