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모든 일은 항상 갑자기!
유짱의 지구별 표류기
모든 일은 항상 그렇다.
갑자기 벌어진다.
그렇게 되고 만다.
예상대로 딱딱 맞아떨어지는 게 뭐가 있겠는가.
세상살이하는 것 중에 말이다.
예를 들자면 컴퓨터!
특히나 기계들이란 놈들이 그렇다!
전조라도 주면 좋을 텐데...
딱 중요할 때를 골라 사고를 친다.
전번에는 멀쩡한 모니터가 밤새 안녕하지 못했다.
몇 시간 전까지 멀쩡했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맛이 가 있었다!
새로 사야 할까 고쳐서 써야 할까 고민 고민하다가 결국 고쳐 쓰기로 했다.
거금 12만 원을 들여서... 흑!
그리고 어제는 본체가 말썽이었다.
평소처럼 켰다!
작동 안 하리라 의심도 없이...
그런데 갑자기 맛탱이(?)가 가며 아웃이 됐다.
몇 번 껐다 켰다를 반복하다가 내가 아웃!
차라리 잠시 휴식을 갖기로 했다.
나나 컴퓨터에게나 정신 차릴 시간을 주기로 한 것이다.
맛이 가서 골골거리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오묘~
'생각해보니 내가 잘못했네~'
하루도 빠짐없이 움직여준 녀석이었다.
정말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데스크톱이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버텨주기도 힘들었을 텐데...
그런 녀석한테
'왜 갑자기 맛이 가는 거냐!'
열 받아만 했다.
세월에 장사 없는데...
컴퓨터 수명으로 치면 벌써 가도 고물상의 먼지로 사라지고도 남았을 녀석이었다.
'수고한다~' 칭찬은 못 해줄 망정,
올해는 먼지 청소 한 번을 안 해줘 놓고는!
구박만 해댔다.
매일 같이 제 몸 아픈 건 신경 쓰면서
한 결 같이 곁을 지켜온 존재는 본 채 만 채 했었다.
구름도 좋고 바람도 좋은 날에,
볕이 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묵은 먼지로 가득한 녀석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기름도 말라 삐그덕 소리가 요란하다.
먼지를 털어낸 녀석이 우렁찬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녀석의 옆구리를 정성스럽게 쓰다듬어 보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