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질문 “현재 읽고 있는 글이나 책이 있다면?”

#심변잡기(心邊雜記)

by 유이지유


#심변잡기(心邊雜記)


10월 15일



질문: “현재 읽고 있는 글이나 책이 있다면?”



어제 오랜만에 도서관을 나갔다.

요즘은 글에 필요한 책이 아니면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뭔가 제대로 읽은 게 없었다.


거의 두 달만에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다 읽고 반납했다.

뭘 읽었나 딱히 기억이 없을 정도로 가물하다.

인문과학서라서 그다지 감동이 있는 책은 아니지만, 시기 탓을 하게 만드는 아쉬운 책이다.

워낙 좋아하는 작가의 책인데...



-<본문> 중


"오랜 과거를 들여다보면서, 죽어가는 별을 찾아내고 이다.


과거를 들여다보기는 쉽다.


그저 밤하늘을 올려다보기만 하면 보이는 것이 모두 역사. 엄청나게 많은 역사를 볼 수 있다.


밤하늘의 별들은 지금 현재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별빛이 그 별을 떠났던 때에 그곳에 있었을 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우리가 믿고 따르는 북극성은 지난 1월이나 1854년이나, 아니면 14세기 초에 이미 완전히 타버렸는데도 아직까지 그 소식이 우리에게 전해지지 않았을 뿐일 수도 있다."



-안녕:


"에드먼드 핼리와 그의 친구 크리스토퍼 렌, 로버트 훅이 얼던의 커피 하우스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내기 걸어서 결국은 뉴턴의 [프린키피아]가 발간되었고, 헨리 캐번디시가 지구의 질량을 알아내는 것을 비롯해서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감동적이고 훌륭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던 1680년대 초에 마다가스카르의 동쪽 해안으로부터 약 1,300킬로 떨어진 인도양의 모리셔스 섬에서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은 이정표가 세워지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이름 알 수 없는 선원이나 그 선원의 애완견이 마지막 도도새를 쫓고 있었다. 지루한 육상 휴가 받았던 뱃사람에게 둔하지만 의심할 줄 모르고 잘 뛰지도 못하고 날지도 못하기로 유명한 새는 거부하기 어려운 목표물이었다.


수백만 년 동안의 고립 생활했던 그 새들은, 예측할 수도 없고 아주 난폭한 인간의 행동에 적응할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지막 도도새의 최후의 순간이 어떤 상황이었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정확하지 않다. 프린키피아가 있는 세상과 도도새가 없는 세상 중에 어느 것이 먼저였는가도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거의 같은 시기였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성스러우면서도 흉포한 본성을 함께 보여주는 예이다. 우리 인간은 하늘의 가장 심오한 비밀 파헤칠 수 있는 능력 가진 종이면서도 동시에 아무런 목적도 없이 우리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던 생물을 멸종시키면서도 우리가 그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실제로 도도새는 놀라울 정도로 통찰력이 모자라서, 모든 도도새를 근처로 불러 모으고 싶으면 한 마리를 잡아서 울게 만들면 된다고 한다. 그러면 다른 모든 도도새들이 무슨 일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 뒤뚱거리면서 몰려든다고 한다.



불쌍한 도도새에 대한 모욕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도도새가 죽고 나서 약 70년 후 옥스퍼드의 에슈몰린 박물관의 관장은 소장하고 있는 도도새 박제품이 볼품없게 되었다고 모닥불에 던져 버렸다. 이미 살아 있는 것은 물론이고 박제품으로도 마지막 도도새였기 때문에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그 옆 지나던 직원이 깜짝 놀라서 새 구해보려고 했지만, 머리와 한쪽 다리의 일부만 구해냈을 뿐이었다."



* * *


아무튼 그랬는데 역시 도서관은 신세계이다.

발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심리상태가 바뀌게 한다.

뭐라도 읽겠다는 전투 모드로 바뀐다.



“아~ 안 써져. 뭐 쓰지...”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늘 이런 상태가 된다. 집에서는 뒹굴거리거나 포기하기 일쑤가 된다. 그런데 도서관에서는 이런 상태에 빠지면 머리를 쥐어뜯다가도 눕거나 때려치울 수 없으니,


‘안 써져? 그럼, 일단 일어나!’


신간 코너를 훑어본다.


아니면 비슷한 류의 책이나 도움될 만한 책을 하이에나처럼 찾으러 서가를 서성여 본다.

멍 때림의 시간과 횟수를 줄일 수 있다.


물론, 어제도 이런 상태에 직면을 했고, 그래서 여러 권의 책을 훑어봤다.

별 큰 도움은 안 됐지만

“글이라도 읽지 뭐.”

자위를 했다.



두 권을 읽고 있다.


언니 추천해주려고 <글의 품격>을 뽑았는데 읽은 줄 알았던 <말의 품격>을 나도 안 읽었더라고.

그래서 내려놓고 <글의 품격>을 빌렸다. 쉽게 쑥쑥 읽히는 책이라 시간 때우기 기분 전환용으로 괜찮다.

마침 두 권이 있어서 두 권다 빌렸다.

같은 책을 읽으면 대화거리가 생긴다.


또 한 권은 친구에게 추천받은 엘레나 페렌테의 소설이다. 마침 생각나서 마침 딱 있기에 빌렸다.

누워서 잠깐 읽었는데 가독성이 있다.

일단은 쭉쭉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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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또 '도서관을 폐쇄합니다.' 문자가 올지 모른다.

언제까지 도서관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가기만 하면 집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책을 손에 쥐게 되는 마법 같은 곳이다.

딴짓, 멍 때림, 헛짓을 하더라도

딱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일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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