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평론(역마살)
역마살(驛馬殺)은 운송, 통신을 위해 역참에서 관리했던 말의 형상에서 따온 살(殺)이다.
그래서 움직임을 뜻하는 살로 도화(년살)나 망신만큼 일반인들도 익숙한 살이다.
사주에 역마살이 있으면 위치나 상황에 변화나 확장 공간을 이동이라는 뜻을 가진다.
이 정도는 다른 글에서 흔히 말하는 말이다.
다만 막상 역마살을 갖고 있는데 이동? 변화?라고 보기에 애매한 경우가 많다.
역마살이 있어도 누구는 20년 이상 한 직장에 몸 담았거나 연구나 생산직처럼 움직임이 크지 않은 직업이 그렇다.
오늘 사주나루 역마살 칼럼은 이론보다도 실제 역마 작용에 초점을 맞췄다.
역마살의 뜻을 알아야 하는 건 당연하고 사주에 대한 전반적인 기틀이 있어야 완벽한 이해가 가능할 거다.
심화칼럼으로 생각하면 쉽다. 그렇다고 겁을 먹기보다는 곱씹으며 읽어보면 이해할 수 있도록 썼다.
역마살을 검색할 정도로 관심이 있을 테니 한번 도전해 보길 바란다.
왜 내 역마는 멈춰있나?
역마살이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역마가 나한테 어떻게 발현되는지 알아야 한다.
역마를 발현시키는 지지 인신사해(寅申巳亥)는 삼합의 생지(生支)에 해당하는 글자 자체만으로 활동성이 강해진다.
이때 인신사해(寅申巳亥)가 그냥 오지 않고, 일지 삼합 생지를 충(沖)하면서 들오면? 역마로 발현된다. 단순히 보면 내 행동의 중심이 되는 일지 생지와 반대되는 기운이 오는 거다.
그러니까 하는 일을 우직하게 하기보단 수시로 한눈을 팔고 방향이 튀는 거다.
길게 말했지만 실제 역마는 기질에 끼치는 영향력이 높은 경우가 드물다.
천간과 지지의 구성과 역할 때문인데 천간은 생각, 가치관, 이상을 의미하고 지지는 행동과 현실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천성이 활동적이고 발산하는 기운이면 역마는 이에 가담하는 지지로 활용되지만
천성이 정적이고 한 곳에 에너지를 쏟는 기운이라면 역마는 방해하는 지지가 되는 거다.
뭐 일종의 일을 하다가 잠깐 바람을 쐬는 시간으로 보면 쉽다.
역마가 달리지 않는 것 또한 천간 구성이 정적이거나 움직임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마를 갖고 있어도 쓰지 못하는 건 역마가 천간 구성을 이기지 못해서다.
당연히 사주나루를 찾아오는 것처럼 과정에서 오는 스크레스를 무시하긴 힘들다.
똑같이 역마를 가져도 각자 다른 직업을 가지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다른 글에서는 역마살을 가진 직업 하면 운송, 무역, 제조, 디자인, 마케팅, 영업, 교육, 회계, it 등등 많은 직업을 꼽는다.
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듯 역마자체가 직업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업은 일간 중심으로 천간의 비교 즉 십신의 영향이 더 크게 미친다.
예를 들면 편재(騙財)를 가진 사람이 역마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꿈을 실현하고자 사용하겠지만
인성을 가진 사람에게는 역마가 방해요소가 되는 원리다.
그래서 지지의 작용 특히나 살의 작용은 직업을 결정하기보다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갈 때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읽어내야 한다. 직장인이 역마살이 있으면 다른 사람에 비해 인사이동이나 외근이 많고
역마살이 없으면 팀에서 오랫동안 내근직을 맡는 것과 같다.
그래서 살(殺)을 중심으로 사주를 읽는 것은 무리가 있다.
역마살이 있으면 어디로 훌쩍 떠나고 싶거나 직장을 관두고 새로운 업을 찾고 싶은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
하지만 기질에 따라 선택하는 거지 역마가 있다고 반드시 그래야 하는 건 아니다.
살(殺)은 길을 걷다 무심코 밟게 되는 물웅덩이 같다.
걸음은 잠시 멈추더라도 젖더라도 밟고 갈지 귀찮더라도 돌아갈지는 판단할 수 있을 거다.
의례 역술인이 겁을 주는 것처럼 물웅덩이에 빠져 죽을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