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평론
사주 기초를 모르면 이해가 어려운 내용입니다. 사주명리를 잘 모르는 분은 브런치의 기초 사주칼럼부터 읽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요즘 이런 말이 있다.
능력 없는 배우자를 먹여 살리고, 집안일까지 도맡아 하는 사람 이런 현상을 설거지론이라고 한다.
미디어로 연일 이혼, 폭력 가정 관찰 예능을 접하면서
기혼 남녀를 '퐁퐁남이다', '퐁퐁녀다' 따져댄다
조롱으로 웃음을 찾는 시대다.
결혼에 대한 인식마저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추락했다.
장점은 외면하고 단점은 극대화시키는 (장점마저 단점으로 만들기도 일쑤)
한마디로 행복하면 욕먹는 시대가 된 대한민국.
한쪽만 뼈 빠지게 고생하다 이혼하는 실관 사례도 많다.
하지만 내가 안타까운 것은, 한쪽이 다른 한쪽을 뒷받침하는 좋은 합인데도 설거지론의 대상이 되곤 한다.
갑목과 기토가 만나는 중 정지합(中正之合)이 대표적인데,
내버려두면 알아서 잘 살 궁합도 마녀사냥으로 망치는 거다.
부부유정 신뢰의 합도 이 시대에는 퐁퐁남 퐁퐁녀가 되다 보니...
존 앨런 리(John Alan Lee)의 아가페(agape)적 사랑은 고려되지 않은 반쪽짜리 편향적인 시선
사랑하니까 손해 보기 싫어?
목(木) 오행 갑(甲)과 토(土) 오행 기(己)가 만나면 서로 극하지 않고 합하여 토(土)를 만든다.
이를 갑기합 내지 중 정지합(中正之合)이라 한다.
부부사이 화합과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유정한 천간합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합의 작용은 갑목기운을 빼앗는 구조다 보니 언뜻 보면 갑목이 희생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부부 관계를 지키고자 갑목이 당장의 이득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갑목자리에 남자가 들어가면 퐁퐁남 여자가 들어가면 퐁퐁녀로 보인다.
갑목과 기토가 가장 올바른 천간의 합으로 해석되는 이유는 관계를 구성하는 형태 때문이다.
갑목은 기토의 통제 속에서 과하게 진취적을 수 있는 성향과 충동성을 조절당한다.
돈만 생겼다 하면 물 쓰듯이 쓰는 남편이 알뜰한 아내를 만나면 돈을 모을 수 있거나,
내가 제일 중요했던 아내가 남편을 위해 욕심을 내려놓는 것도 갑기합에서 갑의 적용이다.
반대로 무색무취의 보수적인 성향인 기토는 갑목에게 목표를 얻는다.
두 사람이 계획을 세우고 달성해 가는 과정에서 서로의 존재가 자리매김한다.
무념무상이던 기토가 삶의 목표를 갖는다.
갚기 부부의 합은 희생을 기반으로 성장을 도모한다.
그런데도 설거지 퐁퐁이라는 단어로 치환될 수 있을까?
명정 시댁 처가 가는 기름 값까지 더치페이하는 최근 기조보다도 가치 있는 일이다.
퐁퐁남 퐁퐁녀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는 것도 그럴 수 있다.
사랑의 본질이 어떻든 겉보기로는 내가 어떤 사랑을 하는지 확신이 어렵기 때문이다.
갑목의 입장에서는 가치 있는 희생인지 혹 바보처럼 내어주기만 하는지 판단하기 힘들 거다.
바보가 되기보다는 피해자가 되는 것이 더 쉽지 않은가.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팔자를 피지 못하고 불행을 택하는 게 안타깝다.
여태 수백 쌍의 궁합을 봤지만 단 하나도 쉬웠던 궁합은 없었다.
사주명리에서는 좋은 궁합도 현실에서는 맨날 싸우거나,
안 좋은 궁합도 함께하면 안 되냐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오늘내일을 함께하며 부부생활을 이어간다.
나쁘게만 보면 어떤 부부든 언젠가 이혼만이 답이 된다.
이번 글이 조금의 답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