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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나도 사람이다
Jan 02. 2025
아들에게 자나 깨나 말조심!
엄마부터 정신 챙기자.
어제 떡국을 맛보고 마음에 들었나 보다.
"엄마!! 아침으로 떡국 먹을래요!!"
좋다.
떡국이면 나
야 편하다.
든든하게 먹고 설거지하는데 뒤에서 아들 녀석이 눈에 띄게 에너자이저가 됐다.
"아직 이른 아침이야. 뛰면 안 돼~"
움직이고 싶은가 보다.
등산하잔다.
요새 뒷산을 매일 가는데 힘들지도 않나 보다.
물론 나야 땡큐다.
기초대사량을 늘리려면 나도 움직여야 하니까.
"산 넘어가서 오늘은 안 가본 카페 가서 책 읽자. 책 챙겨~!"
"이거랑, 이거랑 가져갈래요!"
"오케이~^^"
나갈 준비를 마치고 마지막 점검을 한다.
"다 챙겼지?^^"
"네!^^"
귀엽게 웃는 아들에게
갑자기 말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아들래미얌, 정신도 챙겨떠?^^"
"에혀.. 우리 엄마 한글부터 다시 배워야겠다."
"-..- 이 자스기.."
오늘은 영.. 안 받아주는 아들 녀석이다.
아들은 열이 난다는데 엄마인 나는 왜 또 으스스할까?
산을 넘어 바로 앞 베이커리 카페를 찾아 들어갔다.
"
따듯한 아메리카노랑 아이스티 한 잔 주세요^^"
그러나 두 잔 다 아이스가 나왔다.
하..
소심한 나란 여자... 잠시 머뭇거리다 조용히 쟁반을 받아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앉기도 전부터 아이스티를 원샷할 기세로 달려든다.
"기다려~!"
강아지 조련하듯 차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엄마 아직 쟁반 안 내려놨어~ 쉿~! 쏟아질라~!"
"마시고 싶어요~! 목말랐단 말이에요~!"
"천. 천. 히~! 정신 챙겨라~ 쏟는다! 쏟는다!"
그럼 그렇지.
안 흘리면 내 자식이 아니다.
냅킨을
집어 들고 가슴부터 배까지 흘러내린 아이스티를 닦아낸다.
"아들~! 잘 봐야지?"
"헤헤^^"
"정신 챙기자 아들~!
각자 책을 읽고, 신문도 읽고, 수다도 떨다가 보니 금세 점심시간이 지나간다.
"아들~! 영어 학원 가기 전에 점심 먹어야지?"
"집에 가서 김치볶음밥 해주세요~!"
"그럼 서두르자! 다시 산 넘어가야 해~!"
산
근처에 널리고 널린 게 식당이지만 엄마가 해준 김치볶음밥이 먹고 싶다는 녀석, 밥 값은 절약할 수 있으니 아주 원만한 합의가 되어 서두르기로 했다.
헐떡대는 숨을 고르며 다시 반대편 집으로 향하고, 아들 녀석이 원하는 김치볶음밥을 나눠 먹으며 이렇게 또 점심 한 끼가 해결이다.
"아들~ 쉴 시간이 없다~! 영어학원 갈 준비 해~"
"핸드폰이랑 영어 공책이랑 다 챙겼어요~!"
"정신도 챙겨떠?^^"
아침에 당해놓고 다시 나온 말장난이다.
열심히 걷고 걷고 결국 오늘도 만보이상 걷는 모자지간이다
.
영어학원 건물로 들어가는 아들 녀석을 확인하고 돌아서는 순간, 신호등이 바뀌길래 뛰었다.
반쯤 뛰었을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뒤를 돌아보니 아들 녀석이 소리 지르며 팔짝팔짝 뛰고 있다.
나참 또 왜 저러나.
결국 깜빡이는 신호 탓에 또 반대로 뛰게 됐다.
순간 겨드랑이 사이로 끼고 있던 영어 공책이 흘러내리기 시작하여 손으로 잡아냈다.
그 순간까지도 몰랐다.
아들 녀석이 왜 소리를 질러대며 팔짝팔짝 뛰었는지를.
아들 녀석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외친다.
"왜 안 들어가고 소리를 질러~ 아들?"
"영ㅇ@₩%₩$@%@$@!!!!!"
뭐라는지 모르겠다.
더 가까이 가서 다시 물었다.
"뭐라고 아들~?"
"영. 어. 공. 책.!!!!!!"
"어마낫?!!!!!!!!"
"엄마!!!!! 정신 안 챙겨요?!?!?!"
잔뜩 뿔난 아들 녀석의 외침이 지나가던 형누나들과 어르신들을 돌아보게 했다.
굴욕이다.
9살 되더니 목청도 커졌다.
자나 깨나 말조심, 뿔난 아들 조심이다.
"자알
... 다녀와 아들...^^;"
"네~ 정신 챙기고 있어요 엄마~^^"
-..-
이 자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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