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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나도 사람이다
Jan 05. 2025
모든 게 다 선물이네
웃음 가득한 여행
생일맞이로 조카들과 함께한 여행을 마무리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맛있는 한 끼를 제대로 먹고 여유 있게 출발한 지 30분쯤 됐으려나 약한 빗방울이 떨어진다.
길고 긴 터널을 지나는 시점에 빗방울은 약한 눈으로 변하고, 약한 눈은 함박눈으로 변한다.
운전하는 신랑은 차가 많이 막힐 것을 우려하며 걱정이 앞서지만 조카들과 아들 녀석은 눈치 없이
웃음이 한가득이다
.
함박눈이 되어버리고 얼마 안 지났는데 온 산이, 눈앞에 쌓이고 쌓이는 건 한순간이다.
순식간에 온통
하
얀 설경이
선물처럼 미소 짓게 한다.
그저 감탄을 부르게
하는..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이
속도를 줄이며
여기저기서 창문을
열고
휴대폰을
내밀다가
이내
창문을 닫는다.
덕분에 막히는 듯 하지만
사진으로 담아보려는 사람들을 보고 질세라 나도 창문을 열고
휴대
폰을
내밀어 보았다.
순간, 아차!
순식간에
겁이 나 창문을 닫았다.
이유는 즉,
창문 밖으로 휴대폰을
내민 순간
생각과 달리 바람이 거세어
휴대폰을 놓칠 것만 같았다.
아마 창문을 열어 본 사람들 모두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아무리 속도를 줄였어도,
차 안에서는 고요하게 바라봤을 눈이지만 창문 밖에서는 제법 무서운 눈보라가 치고 있었다.
또 한 번 나의 사고가 짧다는 것이 증명됐다.
어리석기는, 아무리 함박눈이라 해도 순식간에 쌓이는 걸 보고도 천천히, 사뿐히 내려앉았을 눈이라 생각하다니..
하지만 예쁘게 감상했으면 됐다.
아무도,
아무런 사고 없이
휴게소에
도착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휴게소,
여자 화장실로 향하는 순간 긴 줄이 늘어선 모습에 또 한 번 놀란다.
"어머, 이게 무슨 난리야?
!
"
긴 대기 줄에
여기저기서 아주머니들이 놀라는 소리들 역시 줄줄이
이어진다
.
너나 할 것 없이
급하다고 칭얼대는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보니 긴장감이 더해진다.
줄줄이 들어가고 줄줄이 나오는 모습들이 마치 요즘 핫한 오징어게임을 방불케 한다.
무사히? 통과한 화장실을 벗어나니
그제야
여유가 생긴다.
이미 나와있는 조카들과 신랑, 아들 녀석은
간식을 고르고
있었다
.
그때, 휴게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익숙하다.
2000년대 유행했던 사랑과 이별을 대표하는 곡들이 줄지어 흘러나온다.
가
사를 들으면 한없이 슬프지만 나에게 한창이었던 그때 그 시절의 노래들이라 반가웠다.
집으
로 돌아가는 길이지만 잠시 200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여름이면 여름, 겨울이면 겨울답게 그때 그 시절을 대표하는 몇몇 곡들을 우연히 들을 때면
10대,
20대로 돌아가 있는 마음이랄까.
추억을 부르는 여행,
생일날
이만한 선물이 없구나 싶어 다시 한번
흐뭇하게
웃음 지어 본
다.
아쉬운
1박 2일 여행이 아닌 알차고 꽉 찬 1박 2일 여행이다.
생일도 기념하고, 조카들과도 더 가까워진 느낌, 아들 녀석도 즐거워하니 신랑도 나도 대만족이다.
이제 간식을 들고 차에 오른다.
넉넉히 주유도 하며 여유 있게 출발한다.
비록 차 안은 아들 녀석과 조카들로 인해 파이팅 넘치지만 웃음소리만큼이나 나도 입이 귀에 걸리는 순간이라 이마저도 행복한 선물이나 마찬가지다.
갑자기 조카 녀석들이 눈치게임을 시작한다.
"눈치게임 1"
"2"
"3"
"4"
"5"
"탈락!"
처음 해보는 눈치게임에 호기심과 흥미를 느낀 아들 녀석이 돌아오는 차 안에서
눈치 없이
눈치게임만 하려고 한다.
재빨리 초성 퀴즈로, 끝말잇기로 이어지는 게임이다.
조카들이 없었다면 돌아오는 길이 굉장히 길게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도 어제오늘의 여행은 행복한 추억으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케미가 잘 맞았나 싶을 정도로 모두 잘 도와준 여행이라 웃음만 줄줄이
이어진다
.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순간순간의 기억들만 떠올려도 선물 같은 시간 여행이다.
안전하게, 행복하게, 순수히 즐기며 한없이 웃다가 돌아온 이번
여행은 정말
꿈만 같다.
25년도 역시 잘 풀리려나..?
모든 게 다 선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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