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이 또한 사랑.

by 살비

어릴 적 여름방학이면,

대나무 돗자리 위에서 매미 소리를 들으며

하염없이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았다.


파란 도화지 위에 흰 구름이 그려지면,

흘러가는 건 구름뿐인데

나의 시간은 멈춘 듯 고요해졌다.


일제히 울어대는 매미 소리에 눈을 뜨면,

방금 전의 구름은 사라지고

새로운 그림이 하늘을 채웠다.


기다림 속에 하늘은 자줏빛으로 물들고,

그 위에 청록의 그림이 덧칠됐다.

낮과는 다른 빛 속에서

나는 또 다른 기다림을 품었다.


그림이 끝나면 검정 도화지 위에

푸른 점과 붉은 점이 반짝였다.


한 편의 영화가 끝난 듯,

가슴이 두근거리던 그 시절의 감정이 스며온다.


바라만 보아도 두근대고,

언제나 곁에 있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어딘가 닮아 있다.

이 또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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