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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습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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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윤 Aug 29. 2016

짝이별

이별은 혼자 떠나는 것이다



아무도 잡는 이 없건만

긴 긴 밤을 새워 가며

헤어지는 연습을 한다

아픔이 덜하게

조금씩 조금씩

떠나는 연습을 한다


이별은 혼자 떠나는 것이다


누군가 먼저 떠나고

남은 사람은 나중에 떠난다 


추억이 많을수록

떠나는 것이 더 힘들다

사랑할 때는

무엇이든 남기려고 애쓰지만

떠날 때는

하나도 남기지 않는다


그렇게 이별 연습을 해도

아픔은 잦아들지 않고

때때로 여린 가슴을 찌른다


아름다웠던 건 안개처럼 희미하고

칼끝처럼 대립하던 기억만 남아 있다


결국 남들처럼 헤어질 것을

기약 없이 내뱉은 이야기들은

허무하게 길거리에 나뒹군다


제자리 걷듯 함께 한 시간을 끝내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서니

변한 건 나일뿐

세상은 여전히 싸늘하다


돌아갈 수 없는 것을 알면서

뒤 돌아 보고 서 있다


아픈 가슴은 세월 속에 묻혀 가고

우리의 이별을

우리조차도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흔한 삼류 소설 같은

우리들의 만남은

어쩌다 지나치는 추억 속에서

미소 짓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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