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혼자 떠나는 것이다
아무도 잡는 이 없건만
긴 긴 밤을 새워 가며
헤어지는 연습을 한다
아픔이 덜하게
조금씩 조금씩
떠나는 연습을 한다
이별은 혼자 떠나는 것이다
누군가 먼저 떠나고
남은 사람은 나중에 떠난다
추억이 많을수록
떠나는 것이 더 힘들다
사랑할 때는
무엇이든 남기려고 애쓰지만
떠날 때는
하나도 남기지 않는다
그렇게 이별 연습을 해도
아픔은 잦아들지 않고
때때로 여린 가슴을 찌른다
아름다웠던 건 안개처럼 희미하고
칼끝처럼 대립하던 기억만 남아 있다
결국 남들처럼 헤어질 것을
기약 없이 내뱉은 이야기들은
허무하게 길거리에 나뒹군다
제자리 걷듯 함께 한 시간을 끝내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서니
변한 건 나일뿐
세상은 여전히 싸늘하다
돌아갈 수 없는 것을 알면서
뒤 돌아 보고 서 있다
아픈 가슴은 세월 속에 묻혀 가고
우리의 이별을
우리조차도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흔한 삼류 소설 같은
우리들의 만남은
어쩌다 지나치는 추억 속에서
미소 짓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