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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윤 Jan 23. 2017

우리들의 사랑1

상처가 날 만큼 사랑을 해도 그것이 그렇게 아름다운 사랑이었지

1


나의 첫 모습이 어땠는지 모르지만

당신은 설렘이었어

시리도록 아름다운 설렘


가질 수 없는 보석을 훔친 것처럼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그렇게 나의 사랑은 시작되었지

당신과 산책을 하면서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마시면서

당신과의 격렬한 입맞춤을 꿈꾸었지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당신이

내게 입맞춤을 했을 때

내 가슴은 터져 버렸어


나는 당신에게 나쁜 남자

뜨거운 사랑은 짧게 끝나고

나는 내 자리로 돌아갔지

당신은 눈물을 흘렸지만

나는 침묵했어


나의 아픔으로 인해

당신의 아픔은 가려졌고

나의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남남처럼 되어버렸지


시간이 흐르고

다시 우리가 만났을 때

단 한 가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고

그렇게 사랑만을 의지하며

오랜 시간을 같이 했지


우리는 서로 잘 맞는 짝이었어

오랜 시간을 지내면서 터득한 우리들의 사랑은

서로를 존중하는 우정 같은 사랑이었고

상처가 날 만큼 사랑을 해도

그것이 그렇게 아름다운 시간이었지


당신은 나의 심장을 자극하는 존재

이별을 말하면 이별의 아픔이

사랑을 말하면 사랑의 기쁨이

내게서 폭포처럼 쏟아지게 했지


나는 벅찬 가슴을 주체할 수 없어

밤을 지새우고

아픈 가슴을 달랠 길 없어

시인이 되었지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말로 할 수 없어

시가 되고

그 시가 당신의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 주길 바랐어


나는 경박한 남자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내지 못하지

나의 꿈은 허망한 것

닿을 수 없는 곳을 향해 떠나고

당신에게 다시 아픔을 남겨주었지


우리가 영원할 수 없으니

헤어지는 것이 좋겠다는 당신의

무어라 할 말이 없었어

이별을 접한 가슴이 아파야 하는데

그냥 뻥 뚫린 채

감정 없는 휴머노이드처럼 차가워졌어


조금의 시간이 흐르면

뻥 뚫린 가슴도 메워지고

새 살이 돋아날 줄 알았지만

면역력 잃은 세포처럼

하염없이 커져만 갈 뿐

나을 줄을 모르지


그렇다고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

우리의 사랑은 영원히 이럴 거니까

많은 사람이 사랑의 아픔 때문에

예술가가 되고 시인이 되었듯이

사랑의 아픔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


함께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을 뿐

진짜 사랑의 아픔은

얼마든지 참아낼 수 있지

다만 추억이 서린 곳을 가지 않는다면 말이야


내 기도의 하나는

추억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게 하는 거야

절대 당신의 집 창가를 바라보며

서있는 내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지


어느 거리에서

우연히 당신을 스쳐도

담담하게 미소 지을 수 있기를 기도해


당신도 약속해

나를 마주치거든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주기로

설령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참고

미소로 보내주기로 말야

그러면 나도 참을 수 있을거야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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