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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은 Aug 03. 2023

일상을 유지하는 힘

혼자 산지 어느덧 1년 하고도  달이 지났다. 처음에 독립을 할 때만 해도 혼자 사는 집에 대한 로망도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집에 좋아하는 물건을 하나하나씩 채워나갔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 외에도 정말 많은 짐이 생길 수밖에 없고, 생겨났다는 점. 누가  해조류 세트(박스가 무척 크다), 본가를 왔다 갔다 할  쓰는 캐리어, 몸에 좋다고 선물 받은 양배추  등등... 원하고 원치 않는 이유로 집에 짐이 처음보다 최소 2배는 늘었다. 나름 미니멀리스트를 추구했는데 말이다.


감당이 되지 않는 짐에 더해 약속이 많은 주간에는 전날 입은 옷가지와  받아온 물건들이 테이블과 바닥에 쌓인다. 매일 청소기를 돌리지 못하는데도 머리카락은 매일 빠지다 보니 바닥에 머리카락도 늘고, 타이밍을 놓친 빨래가 쌓인 빨래바구니에서는 냄새도 난다. 내가 안정감을 느껴야  집이 들어오고 싶지 않은 곳이 되어버리는 순간이다. 어느  되돌아본 집이 정말 엉망이라고 느꼈는데, 단순히 집만 어지러운  아니었다. 생활의 근간이 되는 곳이 난장판이라는   일상도,  모습도 그렇다는 것.


최근 코로나에 걸린 김에 집에서 온종일 있으면서, 집에 쌓인 짐을 열심히 치우고 청소했다. 오래 방치했던 집을 치우고 나니 땀이 주륵주륵 났지만 상쾌했다.


 일상을 유지하는 힘은 어디에서 올까. 어쩌면 일상을 유지하려는 노력 자체가 일상을 유지하는 힘이 되어주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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