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사랑해서 한다고? 천만에 말씀

비혼주의 말고 결혼주의자

by 홍은채






자주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오래 알고지낸 동생의 이혼소식을 듣게 되었다. 사실 요즘이야 이혼이 워낙 흔하다보니 그리 놀랄 일을 아니다 싶기도 하다.

다만, 그들의 화양연화와 같은 시절을 함께 봐온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의 감정이 올라오면서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줘야 마땅하지.’라며 그 안타까움을 애써 누르는 나를 보게 된다.

그 소식을 듣고는 하루종일 생각에 잠겼다.

그런 내 모습을 남편은 일찌감치 알아채고는 괜스레 한마디라도 더 거는 것 같다.




'남여가 만나 마음을 나누고 끝까지 서로 사랑하다 죽을 순 없을까?'

어릴적부터 싸우는 부모님을 보면서 나는 늘 이런 생각을 줄곧 해왔던 것 같다.

대충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일찍 결혼했다는 말이 되돌아 왔지만 그런거 말고 있잖아.

늘 그런게 궁금했던 것 같다.




종일 생각에 잠겼다가 내가 꺼낸 첫마디는 그거였다.

"이효리가 이상순이랑 만나서 참 잘 살잖아? 그런데 이효리가 이효리를 만나면 안되잖아. 힘들어지잖아 그치?"

한 예능프로에서 수 차례 "오빠"를 외치던 그녀를 큰 불평없이 받아주던 상순의 모습이 떠올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가 부처같은 남자라는 것이 아니라 이효리 역시 그에게 맞추며 살 것이라는 거다.




이혼의 이유로 주로 거론되는 것이 '성격차이'인데

이건 남여가 살다보면 무조건적으로 부딪히는 부분이다. 깔끔한 배우자와 그렇지 못한 상대와의 갈등, 효자인 사람과 그것이 부담스러운 사람 등 각자의 사연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분명 있다.




그건 바로 '내 입장 고수'. 나는 이만큼을 너를 위해서 해줬는데 너는 왜 그러질 않느냐. 내 말이 틀리냐

성격차이의 발견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게 주로 발현되는 것은 워킹맘인 아내와 일하는 남편 사이의 육아와 가사업무 분담의 케이스이다.

동등하게 사회생활을 하는데 아내는 역할이 가중되고 상대적으로 남편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런데 또 남편입장에서는 사회생활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운데 집에까지 와서 아내의 폭풍같은 잔소리를 들어야 하니 그것이 바로 결혼지옥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호감으로 시작한 연애를 결혼까지 결정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안식처를 상대에게서 찾음이라 생각한다. 결국은 나의 어떤 결핍을 상대를 통해서 채울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자, 그러면 그것을 사회생활과 연관시켜 보자.

예를 들어 남편이 외벌이를 한다. 아내는 앞치마를 두르고 아침상을 차리고 그에게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건넬 것이다. 문제는 이 포인트!

우리 머릿 속에 있는 저 디폴트 값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지기에 발생하는 사건들.




그러면 결국은 우리가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과 현실과의 괴리를 좁히는 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의 관건이라는 건데, 그 방법을 사람들은 부정적인 방식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말 해도 안 들으니까 수 십 번 잔소리가 되고, 그러다 싸우고 그러다 헤어진다.



자자 그럼 우리 또 한 번만 다시 생각해보자.

결혼에도 자격이 있다면 도대체 결혼은 어떤 사람들이 해야 하는 걸까.




내 주장만 하다가 싸우고 지치지 않으려면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연애하고 싶은데 이상한 사람만 꼬여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라는 사람의 질문에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사람이 올거예요.' 라는 답을 하는 걸 종종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내린 결론은 하나다.

결혼에 대한 정의부터 잘못되었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 둘이 만나 사는 것, 혹은 원하는 조건의 사람과 백년가약을 맺는 것.'

이 아니다.

결혼은 착한 사람과 착한 사람이 만나 예쁜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착하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선한 사람이 될 수 있겠고 이타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요즘 워낙 자존감, 나부터 살기를 강조하는 시대여서 그렇지만 상대를 먼저 생각할 줄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나쁜 상황을 적극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 그렇게 나와 상대의 마음을 다방면으로 생각을 할 줄 알아야 부부싸움에도 오래 끌지 않고 풀어갈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 바뀐다는 것은 보통 행동양식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흡연자가 담배를 끊거나, 집안일 손도 안대던 사람이 집안 일을 열심히 한다거나, 게으른 사람이 부지런해진다거나......

그러나 행동양식이 바뀌어 사람이 바뀌는 것은 그 행동이 죽을 때까지 유지되었을 때라야 '아 사람 진짜 바뀌었네' 할 수 있기에 우리 마음 깊숙히 들어있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고찰이 늘 필요한 것이다.


사랑해서 연애했고 결혼을 했는데, 나는 진심으로 누군가를 내 목숨바쳐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그 물음에 배우자의 얼굴을 떠올리며 어떤 생각이 드는가.

상대의 조건을 보고 결혼을 했다면, 그럼 그 조건들이 사라진대도 사랑할 수 있는가.

이것이 바로 이타적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나는 그에게 얼마나 착한 사람인가.

나는 그녀에게 얼마나 착한 사람인가.


기본에서부터 결혼에 대한 결심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keyword
이전 07화결혼할 사람은 느낌이 온다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