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남편은 어부가 되었다.
금어기가 끝나고 슬슬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남편은 조업 준비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공식적으로 쉬는 날이라고는
풍랑주의보가 내리는 날과
한 달에 딱 하루, 위판이 없는 둘째 주 일요일이다.
정치망 어업은 말 그대로 바다 한가운데에 어장을 설치해서 물고기를 건져 올리는 방식이다. 어장 설치를 위해서는 어마한 무게의 콘크리트를 설치해야 하는데 그 작업을 여기선 ‘멍질’이라고 부른다.
배에 커다란 콘크리트 덩어리를 싣고 바다로 나간다.
위험하기는 말도 못 하고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멍질’이 연속인 날들을 보내면 녹초도 그런 녹초가 없다.
새벽 1시에 조업을 나간 남편이 늦은 오후가 되어도 소식이 없다.
‘오늘 늦게까지 일해’
오전에 메시지 하나만 달랑 남겨둔 채로 연락이 없으면 기다리는 나는 괜스레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전화를 걸어도 깜깜무소식이다.
걱정이 괜한 상상까지 이어질 때쯤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이제 끝났어”
절뚝이며 집으로 들어오는 그를 맞이하고
따뜻하게 차려둔 저녁을 함께했다.
발목이 너무 아파 걷기가 힘들다는 남편.
그를 데리고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여는 한의원을 찾았다.
침을 맞고도 영 나아진 것 같지 않대서 걱정이었지만, 병원에 갈 시간마저 여의치 않으니 내내 속만 끓일 뿐이다.
하루도 맘 편히 쉬지 못하는 직업.
그 직업을 갖게 된 것에는 무슨 뜻이 있겠지.
아무쪼록 남편의 고생이 고생으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게 올해는 바다에서 큰 수확을 거둘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