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있는 사람은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이거나
나랑 똑같이 성격 더러운 사람, 그리고 내 성격 알면서도 나를 선택한 한 사람, 그러니까 오빠는 내 호구네, 호구!"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살아야 되는 사람이다. 대충 남의 비위 맞추며 '너는 나랑 다르니까 그럴 수 있어' 라며 웃어넘길 수 있는 사람이 못 된다. 맘에 없는 소리 하면서 웃고 수다 떨 봐에는 차라리 혼자 있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나는 친구가 별로 없다. 이런 나의 성격을 받아줄 수 있으면 친구가 되는 거고 못 받아주면 Say Goodbye!
나의 단점을 바꿔 타인에게 맞추려는 노력 따위는 하지 않는, 지극히 이기적인 아웃사이더인 것이다.
나도 가끔은 외로움을 느낀다. 아주 가끔.
지금은 손이 많이 가는 두 아들과 매일매일 찾아오시는 엄마,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자매들이 있어 외로울 틈이 없다.
나중에 아이들이 자라 내 곁을 떠나고, 엄마도 언젠가 내 곁을 떠나시겠지. 그때의 나는 무척 외로울까.
친구 없는 노년이라니. 너무 비참하지 않은가. 나와 비슷한 성격의 엄마를 보면 나의 노년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해진다.
나는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나에게는 호구임을 자처한 다정한 그이가 있지 않은가.
까칠한 내 성격을 알면서도 나를 선택한 사람. 내 내면의 나약함을 들여다보는 사람. 나의 보드라운 부분을 가만히 쓰다듬어 주는 사람. 나의 실수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 늙어가는 내 곁에서 내가 외롭지 않도록 곁을 지켜줄 그 사람. 나의 가족. 나의 연인. 나의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