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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샐리 Feb 12. 2022

상사가 퇴사한다

    지난주 금요일, 내 바로 위 상사가 2주 후 퇴사를 할 거라는 소식을 전했다. 당황하기는 했지만 사실 전혀 예상을 못한 것은 아니다. 그는 최근 애매한 시간대에 휴가를 내서, 아 혹시 인터뷰를 보나? 이미 어느 정도는 짐작을 하고 있었다.


    회사에서 퇴사를 한건 내 상사인 A가 처음은 아니다. 내가 이 회사에 취직하고 난 후 1년 반 동안 30명 남짓 되는 직원 중 4명이 이미 퇴사를 했다. A도 퇴사를 할 거라고 했으니 5명, 1/6이 퇴사를 한 셈이다. 물론 그동안 더 많은 직원이 들어오긴 했지만 왜 그리고 어떻게 그들은 퇴사를 한 것일까 매우 궁금하다.

    나는 지금 회사에 꽤 만족하는 편이다. 대학교 졸업 후 첫 직장이라 비교를 할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동료들은 친절하고 상사들은 쪼아대지 않고 경력이 짧기 때문에 큰 책임도 없다. 그러면서 제때제때 꽤 괜찮은 월급이 나오고 현재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점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무려 5명이나 되는 직원들이 퇴사를 결심했다면 그들은 내가 보지 못하는 무언가를 보고 탈출한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있다.


    이제 1년 반, 지금 하는 업무에는 익숙해졌지만 그뿐 과연 지금 배우는 것들이 다른 회사에서도 원하는 능력일까? 또 코딩 인터뷰 실력은 왜 점점 떨어지는 걸까? 하는 불안감이 한 명 한 명 퇴사를 할 때마다 늘어난다. 인생을 쉽게 살고 싶어서 취직이 잘 된다는 과를 선택했고 어찌어찌 취직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은 끊이지 않는다는 게 비극적이지만 현실인 것 같다.

    그래서 지난 일주일간 코딩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처음에는 분명 풀어본 문제인데도 하나도 기억이 안 나 더욱 불안하고 내 실력에 대한 자책이 심했는데 일주일간 다시 공부를 하니 조금씩 기억이 돌아와 다행이다. 이직은 둘째치고 실력이 없다면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계속 서지 않을 것 같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기 계발을 다시 시작했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사라진 요즘 시대에서 어쩌면 안주와 안정은 신기루 같은 게 아닐까? 가장 확실하게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특출 난 인재가 되는 방법뿐인 것 같다. 평범한 내가 잘리지 않길 바라고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길 바라는 건 너무 이기적인 걸까... 나는 가만히 있는데 타인들은 한 발자국씩 앞서 나가는 것을 느낄 때 조급함과 두려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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