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글을 남긴 후 벌써 일 년 반이 지났다. 브런치를 방치 한 동안에도 계속 방문해 주시고 구독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일 년 반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사랑하는 내 예쁜 강아지는 지구를 떠나 강아지별로 소풍을 떠났고 나는 또 이사를 했다.
낯선 도시에서 혼자 헤쳐나간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났는데 그것도 일 주 이주 지나다 보니 천천히 익숙해지는 것 같다. 낯설던 동네가 친숙해지고 무섭던 사람들이 반가워지는 그런 게 적응인 거겠지?
요새 정착한 아침 메뉴인 베이글 반쪽에 크림치즈 or 버터다. 한두 살 더 먹었다고 배가 좀 줄은 것 같기도 하고 베이글 반쪽이 딱 양이 알맞다. 오늘은 계란프라이에 눈에 좋다는 블루베리.
점심은 요즘 자주 먹는 샌드위치다. 바게트 굽고 한 면엔 올리브유 다른 면엔 무화과 잼 바르고 브리 치즈, 하몽, 그래니 애플 넣어 먹으면 브런치 집 샌드위치 뚝딱이다. 간단한데 진짜 맛있으니까 다들 꼭 해 먹어보길... 단점은 바게트가 너무 바삭해서 입천장 다 까질 수 있음.
저녁은 간소하게 밥, 계란 프라이, 그리고 밀 프랩 겸 만든 두부조림. 대체 설탕을 팍팍 넣어서인지 참 달고 맛있다. 대체당 최고야.
어제와 마찬가지로 베이글 반쪽~. 오늘은 미니 당근도 추가해서. 당근도 눈에 좋으니까!!! 나름 직업병인지 뭔지 요즘 눈도 침침한 것 같고,, 가속 노화 선생님 도와주세요ㅠ.
간식은 홀푸즈 케이크~. 아마존 리턴하러 홀푸즈 갔다가 하나 집어왔다. 선인장 그릇 너무 귀여워. 마라샹궈로 점심~. 잡곡밥은 내 마지막 양심이다. 이사 온 곳이 마세권이라니 무척 감동스럽다... 미국에서 마라샹궈가 배달되는 도시 흔치 않다. 회사에서 준 도어대시 크레딧 긁어모아서 배달시켰다.
저녁은 지인 분이 전에 해주셨던 메뉴를 따라 해 봤는데 실패했다. 고기가 너무 질겼다. 더 얇게 잘라야 했는데 칼이 새거라 날이 너무 잘 들어서 잘못하면 손가락을 먹게 될 것 같아서 타협했다.
오늘은 크림치즈 대신 버터. 요즘 유산균 덕분에 맑고 상쾌하고 자신 있는 아침을 보내고 있다. 간식은 어제 먹고 남은 홀푸즈 케이크.
점심은 치킨랩을 만들어 봤는데 내용물이 넘쳐서 싸지 못했다. 하지만 야채가 가득해서 맛있다. 치킨랩 소스로 치폴레 소스, 마요네즈, 스리라챠 이렇게 넣어서 먹어보길... 진짜 맛있다. 오이 필수.
남은 음식들로 저녁~.
베이글 말고 다른 빵으로 먹어볼까 하려다가 태웠다. 아파트 화재 경보 알람 울리는 줄 알고 간이 떨어질 뻔했다. 토스트기 채로 베란다에 옮긴 덕택에 참사를 면했다.
오늘은 일이 바빴다... 뭘 차릴 의욕도 시간도 없으니 냉동실에서 피자 돌려먹었다. 원래 피자를 좋아하던 편은 아니었는데 대학생활을 겪으면서 피자를 좋아하게 되었다. 여길 가도 피자 저길 가도 피자니 안 좋아할 수가 없었달까.
월남쌈을 만들고 싶었는데 단 하나도 안 터지게 싸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얇고 작은 라이스페이퍼가 담기엔 내 욕망은 너무나 거대했다.
+ 식탁이 도착했다. 원형 유리 테이블이 로망이어서 큰맘 먹고 세일할 때 샀는데 아직까지는 만족스럽다. 관리가 걱정이 되는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눈이 침침해서 잘 안 보이니까 괜찮다.
아침은 같은 메뉴라 패스. 이번엔 회사에서 준 우버이츠 크래딧 내일 사라진다고 해서 급하게 보바 배달시켰다. 마세권에 보바세권이라니 이사하길 잘했다. 부모님이 계신 본가는 가장 가까운 맥도날드도 7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자연세권이라 이런 도시의 맛이 달콤하다. 점심은 잡곡밥과 두부조림.
저녁은 저번보다는 잘 싼 치킨 랩.
아침은 찍는 걸 깜빡했다. 점심으로는 계란찜 추가해서 밥, 반찬. 계란찜 잘하는 팁 공유해 주세요... 항상 만족스럽지가 못하다. 간식으로 어제 보바랑 같이 주문한 케이크. 저녁은 탄단지 정식. 포테이토 프라이보다 고구마 프라이가 더 좋다.
뷰리토로 아침~. 하이킹 다녀오고 보바로 간식. 점심은 자장면 투고해서 먹었다. 이사 한지 얼마 안 돼서 그런가 왠지 자장면이 먹고 싶더라. 피곤하니까 저녁은 대충 집에 있는 걸로.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는 거라 어색하기도 하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기다려주신 분들께 죄송하기도 하다ㅠㅠ. 강아지를 보낸 다음 많이 울다가, 셸터에서 봉사도 하고,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면서 추억하고 잊기도 하면서 일 년여를 보냈다. 또다시 자취생으로 복귀한 앞으로의 삶도 응원 부탁드리며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