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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샐리 Aug 09. 2021

올해 벌써 두번째 이사 (2)

서랍장아, 좋은 곳으로 갔길

    버릴 물건, 기부할 물건, 가져갈 물건 분류를 마쳤다. 좋은 컨디션의, 하지만 더 이상 입지 않는 옷 몇 별과 신발 몇 켤레는 굿 윌(Goodwill)에 기부했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15년 이상을 쓴 매트리스는 기부 하기에도 애매하고 (한국 사이즈라 미국의 스탠더드 사이즈에 맞지 않아 맞는 박스 프레임 찾기가 어렵다) 코로나 때문에 픽업 기부도 힘들어 정크 맨에게 맡기기로 했다. yelp에서 근처 정크 맨들에게 견적을 요청하고 그중에 가장 저렴하고 매트리스를 옮겨주는 곳으로 정해 총 $90의 flat rate로 처리할 수 있었다. 받은 견적 중에는 가격이 더 높은데도 불구하고 매트리스를 옮겨주지 않는 곳도 있었다. 견적 비교는 필수적이다.


    문제는 5개월 전 구입한 Ikea 서랍장이다. 들어보니까 여간 무거운 게 아니더라. 물론 못 옮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이사 가는 집에 이미 가구가 전부 있기도 해서 이걸 가져가야 좋을지 팔아야 할지 아니면 기부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됐다.


문제의 서랍장


    결국 나는 미국 당근 마켓, Cragislist에 서랍장을 공짜로 내놓기로 했다. 어차피 중고기에 판다고 해도 큰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사 가기 전까지 일주일도 안 남았기에 빨리 처리하기 위해서는 공짜로 내놓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밑의 포스팅을 낸 것인데, 역시 공짜로 내놓는 게 정답이었는지 5분 만에 10명에게 연락이 왔다. 오늘 바로 픽업하겠단 사람도 꽤 되었다.



      그중 집을 리모델링 중인데 이 서랍장의 색이 집과 딱일 것 같다는 사람에게 서랍장을 양도했고, 그렇게 제일 큰 골칫거리를 처리할 수 있었다. 5개월밖에 안 쓴 물건이고 내가 직접 조립하며 나름 정이 쌓였는데 공짜로 내놓는다는 게 매우 아깝긴 하다. 하지만 쓰레기로 버려진 게 아닌, 필요한 사람에게 갔으니까 그 사람은 부디 오래오래 잘 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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