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
살면서 피해갈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것들, 자연재해나 코로나 같은 전염병, 나이를 먹는 것 등등.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지천명 (50세)을 향해가고 있는 나는 갱년기를 맞이했다. 갱년기에도 여러 가지 증상이 있겠지만 티비에서 웃음 소재로 다루는 것처럼 재미있는 상황은 아니다.
사람마다 다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증상 없이 넘어간다고 하는데 나는 몇 달째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며 잠을 못자고 있다. 그리고 작은 물집 같은 습진이 손가락에 나기 시작하더니 발까지 번져 가렵고 아프다. 약을 발라서 없어질 때쯤 또 다른 곳에 생기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다행히 우울증이나 무기력증 같은 감정적인 부분은 아직 증상이 없는데 이런 식으로 몸의 변화가 지속되면 감정에 영향을 미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같은 팀에 있는 63세 변호사가 2년 후에 은퇴할 수 있다고 좋아할 때 부러워하고, 20대 젊은 청춘들이 어려운 시대 상황에 맞물려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걸 보면 그 시대를 지난 온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청춘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았다.
나는 그냥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고, 자연의 순리처럼 나이를 먹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갱년기 증상에 살짝 당황하고 있는 중이다. ㅠㅠ
코로나 때문에 운동을 하지 못한 지 몇 달이 되었고, 나름 약을 찾아서 먹고 있는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것들로 우울해지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호르몬의 변화로 이상 신호들이 켜지고 있다.
하늘의 뜻을 알아간다는 의미가 있는 지천명,
그 사이에 육신의 치열한 사투만큼 깊은 깨달음이 오기만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