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
지난 일요일에는 월스트리트에 다녀왔다. 우리 집 앞에서 배를 타면 40분 정도 걸린다.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배타고 바람도 쏘일 겸 나갔는데,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원없이 바람을 맞고 왔다.
배를 타면 항상 이태리 여행이 떠오른다. 쏘렌토 섬에서 바라보았던 바다를 생각하며 눈을 감고 그 기분을 떠올려보았다. 맨해튼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아름답다. 여행지가 아니기 때문에 새롭게 느끼지 못하는 것일 뿐 사실 모두 처음 가보는 동선이었다.
세계 금융의 중심이였던 월스트리트는 고요하기까지 했다. 일요일이라고는 하지만 썰렁하게 텅빈 도시를 걷는 것 같았다. 우리는 햇빛이 비추는 방향을 따라 한 걸음씩 소망을 마음에 세기며 걸었다.
시간 여행자처럼 어떤 순간에서 다른 순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나는 어디로 찾아갈까. 못내 사무치는 그런 날들이 아직도 내게 남아있을까.
내일부터 휴가로 떠나는 곳이 어쩌면 그런 곳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달력에 날짜 지워가며 기다리던 휴가, 1년 7개월만이다.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