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단상 13
남편이 알칸사로 투어를 떠난지 6일이 되었다. 6일 동안 2번 통화했다. 시골이라 전화가 잘 안된단다. 또 연주 끝나고 나면 시간이 늦고, 나는 출근을 위해 자야하니 시간 맞추기가 어렵다.
남편은 원래 전화를 자주 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뜬금없이 전화가 오면 무슨 일이 있나 놀랠 정도다. 내가 외출을 해도 언제 들어오냐고 연락한 적이 거의 없고, 본인이 외출했을땐 나의 요청에 의한 두 글자 문자를 보낸다.
'출발'
그게 전부다. 그래도 투어 중간중간 틈틈이 연락하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나는 마치 처음부터 혼자였던 사람처럼 밥을 먹고 회사를 가고 잠을 잔다. 운동 다녀온 후 밤 11시가 다 되어서 다음날을 위한 도시락을 만든다.
SNS에 업데이트 되는 사진으로 남편의 연주회 소식을 본다. 스탭 없이 혼자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그는 마치 처음부터 혼자였던 사람처럼 잘 해내고 있다.
함께있었기에 도울 수 있었던 모든 일들은 실은 혼자라고 해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어떻게든 해낸다.
그래도 있으면 힘이 된다.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만으로도 더 해낼 수 있다고 스스로를 믿게 된다. 그가 나 없이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어서, 또 나도 그런 사람이어서 어쩌면 우리는 연락 없는 전화를 기다리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절대로' 오래된 부부여서가 아니다. ㅎㅎ